마을자원조사 4조
2022-09-02시작할 때만 해도 이 뜨거운 여름과 장마 때문에 과연 잘 마무리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어느새 찬바람이 불고 마무리 후기를 쓰고 있다. 난 농촌자원 조사원을 모집한다고 했을 때 정말 하고 싶었다. 개인적인 활동을 통해 자원조사를 해 본 경험이 있고, 그 매력을 알기 때문이랄까? 하지만 바쁜 시기인지라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그래도 놓치기는 아쉬웠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좀 더 집중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좋은 분들과 함께 했기에, 조사원 활동에는 지금도 후회가 없다.
현장에서 만난 마을은, 보고서에 다 담을 수 없는 생생함이 가득했다. 나가기 전 자료로 만났던 자원들을 실제로 만나는 재미도 있었고, 때로는 자료에 나와 있지 않은 자원들을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고서는 가까이서 접하지 못했을 법한 것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느꼈다. 조사를 통해 이 마을들에 도움이 될 일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생생함과 더불어 느낀 점은 감사함이었다. 한 마을에서 오랜 기간 지내신 어르신들께선 처음 만난 낯선 이에게 소중한 경험을 나눠주기 쉽지 않으셨을 텐데, 즐겁게 대화를 나눠누셔서 감사했다. 스스로도 어르신들의 적적한 일상에 말 나눔이가 되어드릴 수 있었던 기회를 얻어 그 또한 감사한 일이었다. 어디서도 듣기 힘든 시간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겨 소중한 자료로 만들어 전달해야 하는 건 우리의 몫인 듯하다.
현장에 나가면서 아쉬웠던 점은, 나가기 전에 전달받은 교육과 현장에 반영해야 할 기준이 계속 바뀌었다는 점이다. 바쁜 농번기였기에 자원조사의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던 것, 그리고 자원 조사의 목표가 더 분명하였더라면 자료 수집에 있어서 더 목적성을 가지고 조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추가로 이번에 조사하지 못한 처인구의 다른 곳들도 조사하신다고 하셨으니, 그곳에 나가는 활동에는 이번 활동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들과 좋았던 점을 정리해서, 현장에서 시행착오도 줄이고 마을에서 만나는 분들에게 좀 더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글_이지연
처인구의 백암, 원삼, 남사, 이동, 양지, 포곡, 모현 7개의 읍면동의 배정된 마을의 자연자원, 문화자원, 역사자원, 마을공동체 등 직접 방문조사를 마치고 후기를 남깁니다.
처인구에 거주한 지 16년이 되었음에도 늘 생활권 동선에서만 지내왔던 터라 이름부터 생소한 마을 지역을 이번 농촌마을 자원 조사를 통해서 알아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대부분 노령인구들만 거주하는 농촌이기에 젊은이들에 대한 호감과 배려로 대해주시는 어르신들이 그저 감사했습니다.
마을회관에서의 점심 식사 자리에 초대받아 손수 빚어 끓여주신 손칼국수는 잊지 못할 선물이었습니다. 육수에 맛이 없을까 봐 염려하시며 몰래 살짝 MSG를 넣고 웃으시던 할머님의 얼굴이 지금도 저를 미소짓게 합니다.
우연히 골목에서 마주쳐 두런두런 얘기 나누던 할머님은 텃밭에서 오이도 따 주시고 직접 키운 참외도 깎아주시고 농촌의 따뜻한 정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오랫동안 한 마을에서 나고 자라신 어르신들의 정겨운 옛이야기들에는 삶의 애환과 자식 손주들의 사랑까지 가득했습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길가에 무심히 놓인 벤치가 아름다워 머물게 되고, 무더운 날씨를 잊을 만큼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호사를 누리는 기분도 들고, 한적한 물길을 따라 농촌마을의 매력에 빠지게 됩니다.
마을 자원들의 가치는 마을의 주인된 삶을 사는 이들의 산물임을 깨닫습니다.
마을마다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도 있지만, 내가 사는 마을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같은 바램을 가지고, 애정 하는 열심을 품은 숨은 마을 일꾼들이 있어서 마을살이가 가꾸어지고 있음을 봅니다.
이번 농촌마을 자원 조사로 수집된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용인시 처인구 농촌 역량 강화사업에 적극 활용되고 그 여파가 농촌마을 주민들에게 닿기를 바라봅니다.
무더운 날씨 가운데 함께 뛰며 수고하고 애쓴 8명의 조사원분들과 이끌고 아울러주신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담당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글_임수미
- 이전 글
- 마을자원조사 3조
- 다음 글
- 다음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