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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의 마을문화 만들기 '다들'
작은 실천으로 큰 행복 나누는 기부의 일상화
2022-11-04용인의 마을문화 만들기 ‘다들’ 34
“밥은 드셨어요?” “언제 밥 한번 먹어요” 자주 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필자 역시 자주 쓰는 말이기도 하다.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걸까?
엄마가 차려 주었던 밥, 친구와 이웃과 같이 먹었던 무수한 밥, 내가 아이들과 남편을 위해서 차리는 밥도 있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생명을 살리는 첫걸음이다.
그래서 엄마에게 들었던 “때 거르지 말고 밥은 먹어야지”라는 말을 엄마가 된 나 역시 우리 아이들에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엄마가 내게 하셨던 말의 의미를 더 깊이 느끼고, 그 많은 밥을 해주신 엄마에게 고마움과 함께 사랑을 더욱 체감하게 된다.
한살림은 건강한 밥상과 안전한 먹을거리 나눔을 통해 ‘생명살림’ 밥상문화 확산을 지향하는 생활협동조합이다. 한 살림 운동의 핵심은 ‘밥’에서 시작한다. 예전에 ‘우리집 밥상’에 중점을 두었다면 지금은 다양한 나눔과 기부를 통해 ‘사회의 밥상’으로 확장해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월에 진행했던 한살림 용인지부의 ‘밥데이’는 한살림 쌀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는 대표적인 기부활동 중 하나이다. 2015년부터 시작한 ‘밥데이’ 기부활동은 ‘세상의 밥’이 되고자 하는 한살림의 구체화된 사례이기도 하다.
‘밥데이’가 진행된 한살림 수지매장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조합원이 관심을 갖고 참여해 이날 하루에만 조합원 29명이 마음을 내어 무려 112kg의 쌀이 모였다. 모은 쌀은 용인지역 내 기흥 무료급식소에 전달해 방문하는 100여 명에게 따듯함과 힘이 되어준 한 끼 밥이 되었다.
이날 하루에 모은 112kg은 800~1000명분의 식사가 가능한 분량이니 정말 놀라웠다. 조합원 한 명 한 명의 기부는 ‘세상에 밥이 되는 한 살림’이라는 슬로건처럼 이웃과 함께 하려는 한살림의 가치가 잘 전달된 활동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지역 내 장애인복지관과 연계해서 펼치고 있는 재가 장애인 가정의 반찬 나눔 활동 역시 먹을거리로 따듯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예전에 비해 잘살고 있다는 데에 동의한다.
하지만, 현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다들 밥을 먹지 않는다고, 쌀이 남아돈다고 쉽게 말하지만 정작 필요한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는 말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밥을 안 먹는 한이 있더라도, 쌀통이 비어 있는 집이 한 곳도 없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한살림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함께 하려고 하는 활동이다.
오늘을 같이 사는 이웃을 위해, 편의점 음식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청년에게, 여전히 밥이 보약이라 생각하는 어르신들에게, 우리집은 피해 갔지만 기후 재해로 삶의 터전이 흔들린 이웃들에게 그리고 한해 땀 흘려 농사지은 농부에게 귀한 밥 한 공기 되어주는 일을 말이다.
가치를 더욱 구체화하기 위해서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국 한살림에서 ‘사회의 밥상’을 구현하기 위해 ‘쌀로 미(米)소 지어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한살림 매장과 온라인 장보기에서 쌀 1kg에 해당하는 5000원을 기부하면 캠페인 종료 후 지역의 청년, 이웃, 어르신 등 나눔이 필요한 곳에 전달할 예정이다.
한살림의 밥상살림은 나와 내 가족을 넘어 우리, 세상의 밥을 지향하고 있다.
이렇듯 기부의 일상화는 따듯함을 또는 내 옆에 있는 이웃에게 힘이 되어주는 실천이다. 오늘도 우리는 누군가와 따듯한 밥을 먹으며 서로서로 힘을 받기도 하고, 힘이 되어 주고 있다.
“우리 밥 같이 먹을래요?”
https://www.yongin21.co.kr/news/articleView.html?idxno=741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