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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 솔·담·장> 6월주제 ‘소수의 비전을 마을공동체의 비전으로 만들어가기’기록정리

2022-07-08

<마을공동체 솔·담·장>
소수의 비전을 마을공동체의 비전으로 만들어가기

■ 일시 : 22년 6월 21일 화요일 14시~16시 30분

■ 참여 : 10명

■ 주제 : 소수의 비전을 마을공동체의 비전으로 만들어가기

■ 호스트 : 예움도서관 (양지마을 어울림학교 마을공동체)

■ 장소 : 예움도서관

1. <양지마을 어울림학교> 소개

처인구 양지면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7년 전 사비로 지은 작은 도서관입니다.

부근 일대가 3~4년 전에는 500가구였고, 논이 메워지면서 집들이 들어섰습니다.

초장기와는 달리 지금은 약 1,000여 가구의 개인 주택들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아파트 층간소음으로 위협에 시달리다가 외곽으로 나온 분들 많고, 다둥이 가정이 많습니다.

그동안 주변 유. 초등 학부모들과의 유대로 몇 년간의 활동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2. 함께 나눈 이야기

► 각자가 원하는 게 달라서 ‘나도 비슷한 게 있네’라며 다수의 비전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

‘공동체는 수년이 지나며 신뢰가 쌓여야 하는데 사업을 하다보면 특성 상 프로젝트를 위해서 만나는 게 한계구나’라는 생각이 들고, 인위적인 목적을 위해서 만나기보다는 오다가다 만나 고 친해지면서 이런 걸 같이 해볼까라는 마음들이 들게 대안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 장애인 분들이 마을에서 함께 사는 걸 고민 중입니다.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으 면 장애인들이 혼자 살 수밖에 없겠다 싶고, 구조나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게 많습니다.

► 예전부터 아이가 성인이 되면 나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항상 고민을 하다가 지역으로 내려가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6년간 아이들과 텃밭공동체로 다양한 활동들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도시민들이 유기농으로 하면 금새 포기하게 된다는 걸 깨닫고 ‘어떻게 하면 쉽게 할 수가 있을까’ 고민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 결국은 우리가 연결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야 되겠다. 모여야 되겠다. 얼굴을 보고 이야기 나누면서 어떻게 사는지 등 서로 같은 얘기가 나올 때, 자녀, 노후, 중년의 보람, 예술, 취미 등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 른이 읽는 동화책처럼 쉬운 책으로 예전의 꿈. 삶의 만족. 기쁨. 후회. 등도 나누면 좋겠습 니다. 그러면서 내 삶에서 변했으면 하는 부분. 막연히는 있는데 말로 해보라면 구체적으로 는 안 해봐서 모르는 것들, 중년 모임할 때 자서전도 쓰고, 서로 격려하며, 지금의 삶에서 변화가 되려면 필요한 게 뭘까를 공동체가 되면 얘기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민 : ⇒ 편한 공동체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가.

⇒ 함께 만나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은가.

►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체, 우리가 생각하는 마을사업으로 하다보니 우리가 하는 것에 주민들은 참여만 하라는 식이었고 실제로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한 거였 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그러면 주민들의 필요가 무엇이며, 어디에 있는가, 주민들을 좀 더 바라보고 주민들의 요구나 생활 속에서 그걸 반영해서 사업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생각하는 건 일단 도시에 사는 사람이 노동으로부터도 소외되고 공동체로부터도 소외 되고… 돈을 벌어서 소비하고… ‘이걸 사람답게 바꾸는 게 무엇일까.’ “우리도 생산자가 되 어 보자.”해서 자원순환 마을만들기로 마을 생산의 개념을 얘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가 쓰는 물건이든, 먹거리든 내 스스로 만들었을 때 받는 성취감이 이전까지 받았던 소외로부 터 나를 찾아가는 느낌이 든다고들 하십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반응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 하고, 제로웨이스트 운동-비누, 세제 만들기의 참여도가 다른 것에 비해 높다는 결과들이 있습니다.

► 도시에 살고 있지만 자급자족하는 과정으로 나아가는 것이 현재는 마을의 중심 이슈가 되 고 있습니다.

► 프로그램, 행사, 프로젝트 위주로 사업이 진행되다보니 그냥 일시적으로 소비만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진정한 자발성은 “일상”이 되어야지만 나올 수 있는 건데, 이건 또 어떻게 가 능할까? 그것은 필요를 찾는 것, 정말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았을 때, 더 적극적으로 뭔 가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삶으로 이어지려면 함께 생활하는 관계의 그물망이 만들어질 때 마을공동체는 자발성이 생기면서 진행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정리가 되었습니다.

► 요즘은 젊은 친구들이 “의미있는 삶을 사는 것” 에 대해 사고의 전환이 되고 있다고 봅니 다. 단순히 회사 취직해서 돈만 벌면 번아웃이 빨리 옵니다. 거기에서 의미 있는 삶이라는 한 부분만 있어도 번아웃은 오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게 마을살이의 한 꼭지가 되면 사람 들이 마을에 대한 애정도 생기고, 일부라도 그런 일에 조금씩이라도 참여한다면 자기 삶에 대해서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사람은 굉장히 다면적이고 복합적인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한 면만 가지고 평생을 사는데, 마을이 다양한 접촉면을 깨울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장소이고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가꾸지 않았던 부분들을 깨워내는 게 마을공동체의 다양한 활동에서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 니다. 의미있는 것 하나만 있어도 번아웃 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그렇구나. 우리 존재가 그런데 그걸 다방면을 볼 수 있는 구조 속에서 살지 않았구나.’ 그런 면에서 마을공 동체가 할 수 있는 게 참 많구나 새삼스럽게 생각이 드네요.

► 동네에 대한 추억들이 쌓여서 여러가지 추억의 전시장이 되는 것이죠. 안락함이 회상되는 부분이 단순히 추억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이 분들과 계속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는 생 각이 들면 나의 노후가 보장되는 것이죠.

► 마을만들기 하면서 “우리는 다르게 살기로 했다” 책의 인트로에 꽂힌 적이 있습니다. “지 극히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 젊을 때 뭐 하시고 이제 오셨어요” 마을에 관심을 갖고 추억 들을 켜켜이 쌓으려면 사람들을 만나고 활동이 쌓여야 하는데 이제 나이가 들고 나서 가면… 병원, 상속 등으로 인해 마을에 관심 갖기가 어렵지 않을까. 마을에 대한 노력은 어느 때라기보다 항상 해야 하는 일들이고, 주민들과의 추억을 켜켜이 쌓아서 그 사람들에게 뇌의 전시회를 만들어 주는 기억. 이 마을은 내 마을이고 내 동네야 하는 추억들을 심어 줘야 하는데, 지역 주민들이 그런 노력을 스스로 해야 한다는 거죠. ‘여긴 내 마을인데 내가 기여를 해볼까?‘하고요.

► 이 동네가 이제는 고향같다고 느끼는 게 오고가는 정들이 꾸준히 쌓이다 보면 ’이 마을에서 내가 계속 머물러야겠다‘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애가 아직 갓난쟁이인데 ’이 아이에게도 이런 추억이 쌓일 수 있겠구나, 동네 놀이터에 혼자 내놔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안전한 동네가 되겠다, 함께하면 뭐가 좋을까?‘ 이게 보험이다. 돈 없는 사람들도 정서적인 보험, 즉 안정감, 편안함, 행복감이 있는 동네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기성세대들이 아이들은 끔찍하게 위한다고는 하면서 우리 청소년들의 감정이나 생각이 어떻게 오가는지를 모르는 채로 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은 어려움들을 온전히 겪어내고 있어서 심히 걱정이 됩니다. 이후의 성인 이후에 더 있을 2차, 3차 어려움들을 학교가, 부모가 더 짐으로 얹어 주고 있는 상황이니, 이런 걸 마을에서 아이들이 풀고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이 모일 곳이 없고 모여 봤자 뭘 풀어놓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하니, 이제는 어른만 생각할 게 아니라 청소년과 아이부터 생각하는 마을살이가 더 많이 고민되고 시도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점점 더 많이 듭니다.

► 그래서 “너무 조급해 하지 말자”, “너무 빨리 실망하고 단정 짓지 말자”, “즐거운 추억을 목표로 하자”라고 생각합니다. 어릴 때 즐거운 추억을 만들면 10대에 누구에게나 오는 위기가 큰 위기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들과 인형극을 하는 이유도 요즘 아이들이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음을 느껴서 입니다. 친구 사이를 모두 경쟁으로 바라보더군요. 우리가 이웃이나 타인을 경쟁,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만나자, 기다리자 하며 돌보고 나누고 베풀고 하다보면 단기적인 성과를 추구하지 않아도 조금씩 마음들이 열리며 연결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 코로나로 개인이나 가정들은 다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함께 하는 것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주변을 돌보지 않으면 주변의 어떤 불우한 환경들이 우리 아이에게 위협이 된다는 생각을 쉽게 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한 발자국 좀 더 나가서 공동체를 향한 관심을 좀 가지자는 생각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 혼자의 비전이 마을의 비전이 될 때까진 시간이 걸릴 거라고 나름 정리를 하셨는데, 이렇게 오늘 모인 사람들이 함께 비전으로 만들어 가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센터가 생각하는 성과는 이 좋은 활동들의 사회적 가치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참여하지 않는, 모르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이해하게” 하기 위해서 성과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스스로도 우리의 활동을 점검하고 나아가기 위해서 성과에 대한 돌아봄이 필요하고. 외부에도 적은 돈으로 이렇게 열심히 활동을 하며 사회적 가치를 생산해내고 있음을 알려야 합니다.

► 이웃 엄마들과 그림책을 같이 읽으며, 사는 게 뭔지, 우리 삶의 행복이 뭔지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도서관을 북스테이 공간활용으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살아있다는 것을 같이 느끼고 깨우치게 할 수만 있다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좋은 글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3. 공유하고 싶은 글

다니카와 순타로의 시, <살아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지금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목이 마르다는 것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이 눈부시다는 것

문득 어떤 멜로디가 떠오르는 것

재채기를 하는 것

너와 손을 잡는 것

살아있다는 것

지금 살아있다는 것

그것은 미니스커트

그것은 플라네타륨

그것은 요한 슈트라우스

그것은 피카소

그것은 알프스

모든 아름다움과 마주하는 것

그리고

숨겨진 악을 조심스럽게 거부하는 것

살아있다는 것

지금 살아있다는 것

울 수 있다는 것

웃을 수 있다는 것

화낼 수 있다는 것

자유라는 것

살아있다는 것

지금 살아있다는 것

지금 멀리서 개가 짖는다는 것

지금 지구가 돌고 있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갓 태어난 아기가 울음을 터뜨린다는 것

지금 어디선가 병사가 상처 입는다는 것

지금 그네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지금 순간순간이 지나가고 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

지금 살아있다는 것

새는 날갯짓한다는 것

바다는 넘실댄다는 것

달팽이는 기어간다는 것

사람은 사랑한다는 것

네 손의 온기

생명이라는 것

정리-한진옥(공동체지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