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교류
> 소통과 교류 > 교류마당
대화마당
2021년 6월 세 번째 Zoom 마을 Zoom in 용인
2021-06-29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온라인 화상 비대면 대화의 장
2021년 6월 Zoom 마을 Zoom in 용인 : 마을 미디어, 마을 기록, 마을이야기
세 번째 만남 내용입니다.
일시: 2021년 6월 23일 수요일 2시 ~ 3시 30분
참석자: 총 6명
연인선(용인시마을공동체지원센터)
한정수(담너머마을학교)
최진선(느티나무도서관)
장은영(지구별작은도서관)
김시경(담너머마을학교)
김은혜(용인시 공동체지원활동가)
<소개>
한) 수지 담너머마을학교를 5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마을을 알기 위해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한 30분이 교육을 받았는데, 12회 강의가 끝나고 남은 사람은 댓분 정도였습니다. 그 사람들이 매주 목요일에 만나서 수지구복지관에 나오시는 어르신들, 장애인들 모시고 <담너머 함께북>이라는 수필집을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시와 사진을 합쳐 시사전을 하려고 목요일마다 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시 교육 이전에는 사진 교육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열세분이 지속적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안학교 선생님 두 분이 계셔서 그분들이 대화를 잘 이끌어가고 재밌게 엮어가고 있습니다.
김시) 담너머마을학교 초기 멤버이고요, 아이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생각하다가 동네에서 아이들이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장애인 복지관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야기 나눔>
연) 첫 번째 시간하고 두 번째 시간에는 마을 기록의 중요성, 그 의미에 대해서 얘기했었고요. 특히 지난 시간에는 사례 중심으로 얘기를 했어요. 성미산 잡지, 수원의 골목잡지 사이다, 디어 교하 잡지 얘기를 했습니다. 특히 성미산 잡지를 학생 신분으로 만들기 시작해서 졸업 이후에까지 만든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극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번 주에는 무엇을 주제로 어떻게 마을기록을 해볼지 자유로운 구상을 얘기해 보자고 했었는데요.
장) 저희는 생태관련이니까 1년에 한 번씩이라도 정기적으로 마을지를 내게 된다면 일상에서의 어떤 작은 변화 때문에 환경이 변화되고 어떤 피해들이 있는지를 담아서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작은 것으로 일상에서의 일들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연) 지구별작은도서관에서는 작년에도 그랬지만 환경, 생태를 주제로, 마을 안에 생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그런 것들을 좀 더 알리고 생태계 소식을 자세히 알려서 관심과 경각심을 일으키고 싶다 이런 취지로 시작하셨고 앞으로도 계속 그걸 이어가고 싶으시다는 거죠.
장) 논이 있던 곳, 밭이 있던 곳에 건물이 들어서고 주변이 많이 바뀌고 있어서 사진이든 뭐로든 기록을 남기면 나중에 어느 정도 쌓여서 하나의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에게도 이곳이 이렇게 변화됐다는 것들을 남겨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 지난번에 성미산 사례를 부러워하셨죠. 아이들도 좀 더 함께 할 수 있게 만들면서 아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갖고 이 일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신 것 같네요.
최) 저희도 이전에 실물로 후원자분들께 보내던 소식지가 있는데 지금 봐도 굉장히 재미있어요. 너무 품이 많이 들어서 지속할 수는 없었지만, 2020년부터 온라인상의 뉴스레터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반응이 좋고 계속 보고 있다는 피드백도 들어오고 참 좋습니다. 온라인으로 발행하다 보니 좋은 점 중 하나가 곧바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현재 경기 미디어센터 아카이빙 총서 세 권이 도서관에 등록되어 있으니,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오셔서 보시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도서관에서 뭔가를 발행하거나 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다른 분들이 발행하는 데 있어서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는 고민을 하게 되네요. 어떤 모임을 한다거나 프린트물을 만든다거나 할 때 물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살펴보니 강릉에서는 잡지, 책자, 다이어리 등 여러 가지 포맷으로 기록물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크래프트 빌리지라는 이 책은 공방들을 소개하는 책자인데요, 공방을 소개하고 공방 주인을 인터뷰하는 매력적인 특색을 가졌습니다. 하나하나씩 브랜드를 탐방하듯이 지역의 특색을 알리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 뉴스레터는 사서분들이 중심이 돼서 만드시는 거죠?
최) 담당 사서분이 한 분 계시고요, 그분께서 이벤트가 있으면 기사를 쓰시고 다른 분께 부탁하시기도 하고 있습니다.
연) 뉴스레터 방식을 요즘 많이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원하는 분들이 꾸준히 받아볼 수 있는 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서울 쪽의 자료를 살펴봤는데요. 서울은 마을미디어 지원센터가 있어서 그곳에서 본격적으로 마을신문 만들기, 마을TV만들기, 마을방송 등등 각각의 첫걸음을 위한 책자를 냈더라고요. 마을미디어의 필요성에 대해서 포럼도 하는 등 진행된 것들이 많고 중간보고서도 만들고 있었습니다.
서울 마을미디어 지원센터 홈페이지에 전국의 마을미디어에 관련된 조례가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어떤 지원이 가능한지, 지원을 받기 위해 어떤 것들이 마련되어야 하는지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은 자치구 형식으로 구마다 미디어센터가 있는 곳도 있기에 지원이 굉장히 많이 되고 있습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화면은 포럼에 참여하신 분들께서 각자 마을미디어가 왜 필요한가에 대해 의견을 올리신 거예요. 이 내용을 조금 정리한 게 있는데 그중에 함께 나누고 싶은 얘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 분은 이런 얘기를 하셨어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오래 해오다가 지금은 공동체 활동을 하지 않고 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왜냐, 마을미디어 활동이 마을공동체 활동보다 파급력이 훨씬 더 크다는 걸 체감했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아실현의 장이 되어 준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참여자들이 서로 돕고 참여할수록 만족도가 높아지며 많은 분들이 참여하면 더 공공성에 대해 얘기하기도 쉬워진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을미디어 활동이 지역적인 특성을 가장 잘 살려내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서울은 굉장히 다양한 매체가 있는데요, 얼마나 많은 마을잡지나 마을미디어 콘텐츠가 있는지 마을미디어 지도로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maeulmedia.org/board/map
이 콘텐츠들을 보면서 참 자극이 많이 됩니다.
마을미디어는 방금 보셨듯이 매체와 방식, 주제와 콘텐츠가 굉장히 다양할 수 있는데, 그런 다양성에 대해서도 얘기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콘텐츠가 우리에게 필요한지도 얘기해야 할 것 같고요.
마을미디어는 어떻게 지속 가능할지가 제일 문제잖아요. 누가 주체가 되어야 하고 재정적인 부분을 어떻게 지원받아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원으로 가능할 수도 있고 기부나 펀딩을 생각해볼 수도 있고 판매를 생각해볼 수도 있고, 여러 상태가 혼합된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죠. 지속가능성은 마을미디어를 접하는 사람들의 관심도와 관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면 기부도 할 수 있을 거고 사서 볼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그런 관심을 유도해서 이 지속가능성과 연결할 수 있을지가 중요합니다.
최) 서울의 경우는 플랫폼을 만들어 놓은 거니까요, 일단은 플랫폼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경기도는 워낙 위아래로 넓게 나누어져 있다 보니, 어디까지가 마을미디어라고 마을의 범위를 정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입니다. 우리는 용인을 마을로 봐야 할까요? 그 부분에서 용인 자체도 길쭉하고, 도시와 농촌이 나누어져 있고, 수지구의 생활권은 서울과 분당 쪽에 가깝다 보니, 지역성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마을의 정체성을 만드는 데 마을미디어가 큰 도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이전에 마을 규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문이 듭니다.
연) 용인에도 내년에 아마 미디어 센터가 만들어질 예정인데요, 처음에 그런 센터가 만들어질 때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미디어 센터가 생기는 과정에도 좀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범위에 대해서는, 전체를 다루다 보면 담아야 하는 정보의 양이 많다 보니까 재미없게 되기가 쉬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원하는 콘텐츠를 다루려면 동네 단위, 또는 주변의 몇 개의 동네 단위로, 가능하면 작은 단위로 이루어지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디어 교하나 사이다도 그 동네의 이야기를 담아서 다른 동네에 전파되고 마을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파급력이 생긴 것이니까 동네 단위에 미디어가 있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충청도의 옥천 신문은 없어서 못 판다고 하죠, 그런 경우도 있는 겁니다.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마을 소식들과 이야기들이 너무 재미있게 담기기 때문이라네요. 내가 미디어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내 이웃이 주인공이 될 수 있으니까 마을신문이라고 해서 꼭 판매가 어려운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정수님께서는 지속적으로 매주 모여서 책을 읽고 함께 배우는 것이 기반이 되어서 작년에는 수필집, 올해는 시사집, 내년에는 또 다른 계획을 갖고 계신데요. 이제 멤버분들만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의 이야기를 담게 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한) ‘우리 동네’라는 주제로 생각을 해봤습니다. 한 3주간 이야기를 하다 보니 몰랐던 얘기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딘가 신문 같은 데 내는 게 아니고 저희끼리의 이야기였을 뿐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미디어가 되어서 지면이나 잡지로 나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옥천신문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저희가 모르다 보니 저희도 그 과정을 거쳐야 할 텐데요. 지원만 바랄 수도 없는 문제이고, 판매를 목적으로 두고 시작하기도 사실상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기도 어렵고요. 센터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면으로 내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매주 만나고 있고, 매번 만남이 많이 기다려집니다. 다른 분들도 그러세요. 회비도 있어요, 한 달에 네 번 만나는데 2만원씩 내요. 솔직히 커피값도 안 되지만 모여서 많은 계획을 하거든요. 뭔가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돈이 필요할 거 아니에요. 제가 다니면서 기부를 많이 받았는데 큰 이슈가 있는 곳을 찾아가서 많이 요청을 해봤습니다. 솔직히 아주 재미가 없고 할 것이 못 됩니다. 그럼에도 그걸 하려면 내 마음에 무언가가 와서 박혀야 해요. ‘아, 이거는 해야 겠다’. 그게 오면 그걸 따라서 가는 거죠. 열 두세 군데 다니면 한 군데 건져요. 그런 방법으로 기부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기부를 따내는 건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연) 한정수님 말씀대로, 마을미디어가 지속가능하려면 가장 중요하게는 꽂힌 누군가가 있어야 하고, 그 사람의 곁에 함께 할 수 있는 꽂힌 몇 명이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기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일회적으로 우리가 기부를 받아서 일을 지속하기에는 너무 힘들잖아요. 요즘은 기부를 요청하는 데도 많다 보니 그렇게는 힘들 테니까요. 지속적인 기부가 가능하려면 콘텐츠가 확실해야 하고 ‘이게 필요하다’, ‘확실히 좋다’는 인식이 심어져야만 가능할 것이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원이라는 것도 여러 곳에서 공모사업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사실 마을미디어와 같이 결과물이 정확하게 딱 나올 수 있는 경우는 지원방식도 달라져야 하는 것 아닌가,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을 기록을 위해서는 기사를 쓰는 거라든지, 인터뷰를 어떻게 잘 해서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자원을 발굴해내는 것들 등등의 교육, 역량 강화가 필요하니 할 일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최) 저도 정말 공감합니다. 역량 강화도 그렇고, 잠재력을 발견하는 거잖아요. 사람들에게 있는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도서관이 하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런 쪽으로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록이라고 하면 구술 인터뷰로 치우치기 쉬운데요, 그 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생각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연) 네, 느티나무 도서관의 위상 정도면 마을기록을 위한 역량 강화라든지, 관심을 일깨우는 일을 함께 협업해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 느티나무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이 한 두개가 아니지만, 기록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강사분들을 불러오고 같이 짜나가는 데 조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 센터가 고민해서 같이 뭔가 좀 해볼 수도 있겠어요.
오늘은 잡지 갈래를 만드시는 분들이 들어오시지 않았는데 신갈 오거리의 경우 도시재생이 큰 지역 숙제로 되어 있어서 재정 지원이 지속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용인에서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을 하는 곳은 처음이다 보니 그곳의 마을잡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느냐를 통해 용인 전체에 파급 효과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갈래의 콘텐츠를 보충하고 주민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그런 고민을 함께하는 자리도 있으면 좋겠네요.
스웨덴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기반은 학습공동체라는 얘기를 하는데요. 그런 식으로 지금 동천동에서 독서동아리 모임도 하고 있지만, 책을 읽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글쓰기 공동체로, 그런 작은 모임들이 마을공동체 활동 중의 하나로 자리 잡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최) ‘코뮌’이라고 하지 않나요? 그런 작은 모임에서 함께 공부해나가는 거죠.
연) 한정수선생님은 그동안 담너머학교에서 계속 책도 같이 읽으시고, 강의도 함께 듣고, 하시면서 지금 몇 년째 하고 계신데 공동체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시나요?
한) 골수분자를 만들었습니다. 지금 나오시는 분들께 그만두라고 하면 아마 울 거예요. 그분들이 제일 변한 거는 공부하고 싶어 하는 자세입니다.
김시) 제가 생각하는 개인의 변화는 각자 다른 곳에서 모였는데 마을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하게 된 부분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공동체의식이 생긴 것 같아요. 세대가 여러 세대인데, 서로 뭐를 해볼까 고민하는 시간들을 거치면서 20대 초반, 30대, 40대, 50대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복지관과 연결이 되면서 시각장애인 한분과 개인적으로 연락하고 담너머함께북을 함께 하면서 그분도 참여하려고 하시고 함께 하려고 하고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기억에 남습니다. 풍덕천 1동, 2동, 동에 한정짓지 않고 흩어져있는 모든 곳에서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었던 경험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여기서 뭔가 할 수 있다는,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많이 뿌듯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게 공동체의식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러면서 삶도 나누고 슬픔도 나누고 회복도 되어가는 그런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연) 담너머학교의 스토리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동아리라고 이름하기에는 공동체성이 많이 강해져서 독서공동체라고 스스로 명명하는 모임들이 있는데 지금 얘기를 들어보니 담너머학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 공동체성이 많이 확고하게 만들어졌고 특히 더 특징적인 것은 여러 세대가 서로 교류하면서 함께 있다는 거잖아요. 이런 케이스는 사실 굉장히 드물거든요. 요즘은 스토리가 굉장히 중요한 세상이니 담너머학교의 스토리가 잘 기록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시) 저희는 주제를 마을에서 이런 걸 해보자 저런 걸 해보자 막 하다가 ‘함께 북’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시를 쓰고 있고 또 앞으로는 각자가 쓰는 책 한 권씩 나왔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도 하셔서 그러면서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책이 각 개인의 삶의 얘기, 우리 삶의 얘기라면 그런 것들이 모아지면 그게 다 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 어떤 개개인의 이야기가 합쳐진 그런 책이 아니라 공동체의 스토리가 좀 더 특색있게 들어간 책이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 중에 하나가 세대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들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돌봄의 영역에서도 그렇고 그냥 함께 살아가는 여러 가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프로그램이나 이런 것들이 끼리끼리 따로따로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가야 할 텐데 이미 함께 단단하게 관계를 맺고 하고 계시기 때문에 거기서 전달해줄 수 있는 이야기 또한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것들은 아직 지면이나 잡지로 나오기에는 미약하고 지금 여기 들어 와있는 김시경님이 기록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기록이지 아직 다른 것들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저희의 기록은 책자 속에 다 있을 거예요, 대표님 말씀대로 미디어로 가거나 잡지 등으로 발전시키기에는 같이 조금 이야기를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 그렇죠. 그렇지만 골수분자분들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여쭤봤습니다.
한) 하나로 결정되어 하자 그러면 그분들은 금방 팍 해요. 그런데 그때까지의 논의 과정에서 일부 분들은 뒤에서 가만히 계시다가 제일 끝에 결정될 때 쯤 싫다고 말씀하시고, 그러면 끝나거든요. 이런 걸 감안을 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대표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발전을 시켜서 미디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관장님이 도움을 많이 주시기 때문에 마을미디어를 한다고 하면 방 하나를 주시지 않을까 싶은데 우리가 어떻게 분담을 하고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영상을 하려면 장비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죠. 대표님께서도 저희가 뭔가를 준비하면 어떤 걸 도와주실 수 있는지 생각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연) 잡지라고 해서 꾸준히 나오면 좋겠지만 일 년에 한두 번 나오는 잡지도 있을 수 있잖아요. 정말 중요한 건 콘텐츠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가 중요한 거라서 그게 구체화되면 실질적으로 우리가 이런 걸 하고 싶은데 어떻게 가능할지, 복지관 관장님께 여쭤보고 저희도 고민해보는 게 가능할 것 같아요.
지구별작은도서관같은 경우에는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으로 마을지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하셨는데 올해는 마을지 사업을 전면으로 내놓지 않았어요. 올해는 용인 마을지도 만들기 사업에 같이 엮어서 하시는 거죠. 마을지도 만들기지만 마을의 자원을 발굴하고 기록하는 것과도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작년에 하던 것을 이어서 연결시켜서 지금 진행 중이신데요. 일단 처음에는 공모사업을 이용하실 수도 있고 주민세 환원사업 같은 것을 이용해서 조금 틀을 만든 다음에 지속가능한 방법을 고민해가는 게 가장 수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주민세 환원사업 같은 경우는 마을지나 마을소식, 정보를 알리는 것들이 앞으로 동에서도 중요한 콘텐츠가 될 거라서 동별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지구별작은도서관에서는 내년에는 구체적으로 뭘 할지 혹시 생각해보신 게 있으세요?
장) 관장님은 지금 말씀하신 주민세 환원사업을 활용해서 여기 주민분들을 그쪽으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시게끔 유도하실 계획이 있으신 것 같아요. 왜냐면 사업을 모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요. 여기 사시는데도. 환급 사업이 있다는 자체도 모르시고, 그걸 통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시더라고요. 실제로 거주하시는 분들께 알리고 그분들이 움직여서 함께 활동하면 참 좋겠다, 하게 되면 저희가 했었으니까 도움을 주겠다는 식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 식으로 여기 사시는 분들을 많이 끌어들여서 활동하게 하시려는 것 같아요.
연) 이런 좋은 결과물들이 나오면 주변에서도 관심을 갖고 도와주시는 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게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데 어떤 기름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을미디어는 어떤 형태가 됐든지 일반 미디어와는 달리 우리만의 특색 있는 뭔가가 있는 게 사람들에게 관심도 더 유발시킬 수 있고 전달력이나 파급 효과성도 좋다고 처음부터 얘기했기 때문에 우리는 어떤 콘텐츠를 가질까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담너머에서도 마을미디어를 생각하신다면 어떤 게 가능할까요?
김) 그건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인데, 저희는 마을에 필요한 뭔가를 초반에 계속 찾아봤었거든요. 지금 활동으로는 뭔가 소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그거는 조금 더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주제가 늘 열려 있고, 정해지지 않은 소그룹이어서 제가 어떻게 잡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연) 가장 특징적으로 여러 세대가 모여 있다는 특색이 있잖아요. 그 특색을 살려낼 수 있다면 이야기가 안으로 나가든 밖으로 나가든 그게 가장 큰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부적으로 꾸준히 모이시니까 그런 얘기를 해보셨으면 합니다.
제일 큰 문제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약간의 경험이 있는 분들이 처음에 조금 결합을 해 주시면 편집이든 디자인이든 글쓰기든 이런 것들을 어느 정도라도 조언해 주고 틀을 다듬을 수 있는 분들이 있을 때 사실은 가장 지속적으로 가기가 쉬운 거거든요. 그런 분들이 혹시 없다면 찾아서 끌어들이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재정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공모사업이나 이런 것을 초기에 활용을 하시고, 그 다음에 어떤 단체나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판매나 기부는 한참 잘 되어야지만 가능한 거라서 그건 조금 차후에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은) 저는 오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적을 것과 적을 곳을 분명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울 미디어지원센터 같은 경우에는 천만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데 마을미디어전문가를 일천 명을 육성하겠다는 걸 보면서, 용인은 백만도시니까 백명을 양성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느낀 것 중 한 가지는 우리가 여러 주제의 콘텐츠를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자기 공동체 안에서 자기 마을의 이야기를 가장 잘 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렇다면 콘텐츠는 구체적으로 다 갖고 계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제가 업무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예를 들어서 지구별작은도서관에서 낸 생태 이야기와 담너머마을학교에서 여러 작가들과 여러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색깔들로 낸 이야기들을 함께 엮는 작업들을 한다면 출판을 하거나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조금 더 강점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연) 적을 곳과 적을 것은 어떤 의미로 말씀하신 건가요?
김은) 적을 것이라고 하는 건 어떤 것을 적을 것인가 하는 부분을 얘기했습니다. 저는 특색 있는 콘텐츠는 모두가 어떤 영역이든 고민을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정말로 이슈가 되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분명히 해야겠다고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적을 곳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미디어 어떤 플랫폼을 사용할 것인가를 떠올렸습니다.
장) 계속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꾸준하게 한다는 것은 사람들이 계속 들어와서 그 사람들이 우리가 한 걸 같이 해 나가야 하는데 그걸 맞춰나가는 것이 굉장히 힘들고 숙제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김시) 저는 또 뭔가 새로운 소재가 저희 공동체 안에 던져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참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미디어로 연결해서 할 수도 있겠구나 싶네요.
김은) 담너머마을학교에서 작가분들을 양성하시게 된다면, 그분들이 요즘에 아주 이슈가 되고 있는 독립 출판하고도 연계가 돼서 수익을 내고 그 수익을 다시 또 기부금 형태로 또 돌릴 수 있게까지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연) 응원을 확실하게 해주시네요.
지속가능하기가 어려운 게 사람들이 처음에 같이 하자고 했다가 떨어져 나가는 것 때문에 어려움이 생기잖아요. 일단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게 처음부터 얘기했던 거예요. 마을에서 하는 활동들은 돈을 많이 받지 못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돈을 쓰면서 해야 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그게 어떻게 지속가능하겠어요. 내가 재미가 있고 의미까지 있어야 뜻을 가지고 할 수 있겠죠. 재미가 있어야 된다는 점과, 또 하나는 작게라도 활동비를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지가 지속가능성에서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이런 부분은 센터에서 잘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각 마을에서 좋은 콘텐츠는 많이 만들어 주셔야 할 것 같고 저희는 실질적으로 마을미디어, 마을기록이 지속가능할 수 있게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해야겠습니다.
다음 주는 이제 10개월 동안 저희가 이어온 이야기의 마지막 시간이에요. 마을기록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마지막 주제가 됐던 것 같은데, 마무리를 하면서 발전적인 좋은 이야기, 희망적인 이야기가 나눠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마을의 가치를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들어보자는 취지로 ‘줌마을줌 in 용인’이라는 비대면 대화를 시작한 지 벌써 10개월째예요. 종합적인 마을 기록, 마을 이야기라는 이 주제로 센터가 주도하는 줌마을줌은 마무리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동안의 계속적인 모임이 참으로 의미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대화를 주관하는 것은 그만하되, 앞으로 지속적으로 원하는 분들이 원하는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는 만들어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가 중심이 되어서 다른 분들과 이런 주제로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신청을 하시면 저희가 자리를 열어드릴 예정입니다. 앞으로는 그런 식으로 진행을 할 거예요. 그러니 그 기회도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모두) 네, 감사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6월의 주제는 마을미디어, 마을기록, 마을이야기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이전 글
- 도서(42): 지역화폐-타임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