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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네 번째 Zoom 마을 Zoom in 용인
2021-03-30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온라인 화상 비대면 대화의 장
2021년 3월 Zoom 마을 Zoom in 용인 : 마을 – 학교 – 교육
3월 네 번째 만남 내용입니다.
일시 : 2021년 3월 25일 목요일 오후2시~3시 30분
참석자 : 9명
고은경 (마을주민)
김은혜 (용인시 공동체지원활동가)
이은희 (여성평화단체 지부장)
봉경화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연인선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전미라 (마을역사강사)
정정숙 (근현대사미술관 ‘담다’)
채미자 (용인시 교육혁신지구 장학사)
한덕희 (마을 교육 공동체 프로젝트 ‘공공’)
이야기 나눔
<들어가는 말>
연) 안녕하세요. 오늘이 이번 달 Zoom 모임 마지막 날인데 어떠신가요? 시원하신가요, 섭섭하신가요?(다 함께 웃음) 우리의 뜻깊은 만남과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가 채팅방에 링크를 두 개 올려놓았습니다. 나중에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먼저 지난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 드리면,
| ‘부모의 인식 변화를 위한 부모교육을 했으면 좋겠다’
| ‘학습공동체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 ‘아이의 프로그램이 수반되어야 해야 한다’
| ‘학교가 역시 함께 손잡고 가야 한다’
라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결국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학교 운영위원회나 학부모회가 지역 공동체와 연결되어야만 교육의 실질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자원 정보와 학부모 네트워크 활용과 같은 방안들이 잘 어우러질 때 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마을 문화가 만들어지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안녕하세요. 저는 사실 작년에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개소했기 때문에 역할이나 운영에 대해 궁금함을 가지고 여기 문을 두드려 보았어요. 제가 평화교육 단체에서 일하고 있는데 뭔가 마을공동체와 연관성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단체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여성평화단체 중 하나입니다. 최근 미얀마 사태 등 평화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데요. 특히 여성의 시각에서 ‘평화를 어떻게 적용해야할까?’라는 시각으로 단체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연) 네. 오늘 마지막 시간을 맞아서 마을과 학교, 교육을 잇기 위해 공공재 활용 방안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여기에 대해 보태고 싶은 의견이 있으신지요? 제가 물꼬를 트는 의미에서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마을로 돌아온 학교’라는 책으로 3부에서는 지역 전체가 학교가 되는 내용과 사례를 담고 있습니다. 미래의 마을교육 그림인 벨기에 모델 ‘러닝파크’도 소개되어 있고, 지역이 아이들이 찾는 것을 도와주는 마을의 역할뿐만 아니라, 마을에 관한, 마을을 위한 학교와 마을의 상생 프로세스가 담겨져 있습니다. 살기 좋은 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이 서로 상호 교류할 때 삶과 배움이 분리되지 않는 진정한 교육이 가능하겠다는 내용과 마을에 의한, 마을 주민에 의한 미래의 교육모습이 책에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공공재에 대한 정보와 이를 활용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그럼, 우리도 어떤 공공재를 활용할 필요가 있고, 활용할 수 있을지에서부터 이야기를 출발하면 좋겠습니다. 저희 센터 옆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인 ‘꿈드림’에서 학생들이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마을에는 ‘목공소, 책방, 식당도, 작은도서관, 빵집 등도 있는데 이런 곳들 가운데 인턴십을 할 수 있는 곳의 정보를 공유하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정) 오래 전에 미국 영화를 봤는데요. 대학을 떨어진 아이가 부모에게 그 사실을 숨기고 인터넷에 가상의 학교를 세워서 그 학교에 합격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대신 가상의 대학이지만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교를 창립하는데요. 인터넷으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이 학교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학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이 학교에 학생들이 몰리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자율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자 마을과 지역, 학부모도 이 학교를 인정하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학교의 방향을 따라갑니다. 이 학교는 총장도 교수도 없지만 학생들이 자유롭게 커리큘럼을 짭니다. 폭발적인 학생들의 지원과 반응에 결국은 교육청에서 그 학교를 인가해 주는 스토리를 담은 영화입니다. 물론 가상의 영화이지만 학생들의 자율적인 생각이 반영된 학교 운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도 인터넷이라는 공공재가 훌륭하게 쓰이는 좋은 예를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연)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대학 건물이 필요 없는 미네르바스쿨 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시흥시 같은 경우에도 주민들이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학교의 많은 자원들이 마을과 연대하여 유연하게 사용되면 좋겠는데 이 부분이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봉) 사실 꿈의 학교도 마을교육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을텐데요. 그러나 지금 꿈의 학교는 색깔이 달라져서 일부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학교에서는 적극적인 지지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저희 학교 아이들이 꿈의 학교 활동과 관련해서 학교의 기자재를 쓰고자 요청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교 학생에게도 이렇게 학교 문턱이 높은데 일반 주민들에게 문턱이 얼마나 높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연) 미래 자원을 이야기할 때 학교 자원, 시설이나 프로그램, 공간이 학부모와 주민을 위한 교육에 활용 가능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렇게 될 때 학교도 마을에 기여할 수 있고, 학생들도 마을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나중에 마을 자치로 가는 기반이 된다고 봅니다. 꿈의 학교든 꿈의 대학이든 그 취지나 운영 면에서 앞으로 시스템에 대한 고민이 계속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래학교는 교사자격증을 가진 교사들만 학생들의 스승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나 주민들이 멘토나 튜터, 마을 교사가 될 수 있는 체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 교사 양성도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고) 초반에 센터장님이 소개하신 책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생각에 부합하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주도적인 실천이 있고 학교와 다른 여러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안에서 피드백과 자기성찰이 있을 테고… 이런 것들이 배움이고 교육이 아닐까 합니다. 아까 꿈의 학교 변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주민자치위원회도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긍정적이고 뭔가 구체적인 방안을 생각해 볼 때, 가까운 이웃에게서도 배움을 얻을 수 있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데서 시작하면 좋겠다는 거에요. 가장 좋은 것은 이렇게 가까이에서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실천해 가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연) 마을 활성화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인간, 공간, 시간이라는 ‘3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웃음) 전미라님 경청하고 계신데 어떻게 보십니까?
전) 저는 예전에 공무원으로 일했을 때의 경험을 나누고 싶은데요. 사실 현장에서 위기대응 지원정책이나 지역아동센터 같은 곳들을 보면 이미 뭔가 시작은 되었으나 대상이 저소득층에 국한되어 있어서 일반 아이들 대상의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봅니다. 지역의 예술인들, 문화적 혜택이나 공간 같은 지원을 형평성 있게 제공하면 좋겠고요. 우리도 우리 아이들이 접근하기 좋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빈 공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아쉽습니다. 이런 자원들의 이용이나 확보 현황이 궁금합니다.
연) 지역아동센터 말씀하셨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에 문제점은 돌봄대상이 마을과 유리되어 있다는 측면입니다. 예를 들어 실제 삶은 각자 마을에서 관계를 만들어가며 이루어져야 하는데 복지관의 노인분들이 그들만의 섬이 되어 활동이 복지관에만 머무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 저희 미술관 앞에 강남학교가 있어요. 발달지체 장애학생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입니다. 거기에 초등에서 고등부까지 150명 정도 재학 중인데요. 그 학교 교장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학교 앞 미술관에서 학생들과 행사를 함께 해보자, 마을 주민들에게 발달지체 장애학생들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걷어내는 활동을 같이 해보자, 인식 개선을 함께 하면서 주민들이 어울리는 장을 만들어 보면 어떨지 관련해서 의견을 나누었고 교장선생님도 반색해 주셔서 함께 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선은 마을과 공간에 대한 조사를 하면서 저희 미술관이 마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가는 중입니다.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용인시에서 지원해 준다면 보다 확장되고 다양한 관계 맺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이) 이런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복지사입니다. 그들을 통해 정보를 찾고 얻으면 좋겠습니다. 복지지원이 필요한 분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모든 정보를 복지사들이 기본적으로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현장에서 가가호호 방문하며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시면 좋겠습니다.
전) 저희도 공간을 찾다가 어렵게 교회 공간을 찾긴 했습니다만 공간 구하기 참 힘들었습니다. 선생님들끼리 스터디를 만들고자 해도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활용을 못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전대리에 있는 지원 단체에 5년 정도 재능기부를 하면서 난타를 통해 아이들의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라의 지원으로 외국연수도 아이들이 다녀오는 걸 보았고요. 그러나 그곳에서도 환경은 열악해서 좁은 공간에서 많은 활동을 해야 했습니다. 난타 공연도 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고 만난다면 마을활성화가 될 텐데 공간의 한계가 참 아쉽습니다.
연) 시흥의 공립학교 K 중학교에서 진행한 마을과 함께 하는 예술공동체도 좋은 사례라고 합니다. 초,중,고등학교가 다 함께 연대해서 학교를 이용하게 하고 학생들이 ‘정왕 사람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런 것도 도화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실 공간 문제는 학교만 바라볼 문제도 아니긴 합니다. 공적자금이 들어간 공간들이 꽤 되고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 됩니다. 대부분 규모가 작아서 소모임 활용으로는 할 수 있는데 좀 큰 모임에 필요한 공간은 역시 공공청사나 도서관 같은 곳을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연) 여기까지 얘기를 들으신 채미자 장학사님 한 말씀 해주시겠어요?
채)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많이 무거웠습니다. 학교의 개방을 요구하는 음성이 상당히 거세거든요. 학교가 학생들만을 위한 공간으로도 시설이 부족해요. 수업하는 공간 외에 학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 않아요. 학교 자율성이 커지면서 학교장에게 의견은 말할 수 있지만 요구하지는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방과후과정이 용역으로 관리가 이루어지다 보니까 담당선생님이 안 계시면 공간을 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는 겁니다. 즉, 교사들이 마을에 살면서 마을을 잘 아는 마을 주민으로 학교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대부분의 선생님은 마을에 살고 있지 않고 출퇴근을 한단 말이지요. 그 부분이 저희 교사들이 많이 문제 제기를 당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그것을 요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을 활성화를 위해서는 열정적인 선생님이 계시는 게 관건인 것 같습니다. 학교도 마을과 함께 하길 원하지만 학교 개방의 문제에 있어서는 소극적으로 됩니다. 학교 주변의 안전 문제 같은 딜레마를 어떻게 풀 것인가라는 부분도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염두에 두고 연수나 아카데미를 할 때 이 부분을 풀기 위해서 학교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 재정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풀기 어려운 숙제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연) 학생들이 학교에서도 제대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얘기를 들으며 복도, 도서관, 운동장 등을 떠올려보니 정말 참 쉴 수 있는 공간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채) 2019년부터 시작된 사용자 참여 설계 디자인 사업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사업은 용인의 경우 포곡초, 왕산초, 대지초 같은 몇 개의 학교에서 시행되었는데요. 제가 이 일을 맡아서 해보면서 느낀 점은 역시 공간을 찾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인구 절벽이라고 하지만 경기도는 아이들이 한 교실에서 30명 정도가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용인이나 경기도 학생들은 학교 안에 남는 공간을 위한 디자인 설계에 참여하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소통과 고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시골 쪽은 문제가 안 되는데 기흥이나 수지 쪽에 워낙 공간이 없다 보니 공간에 대한 요구가 큽니다. 한 교실에 30명이 있으면 숨쉬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지요. 복도에서도 와글와글 붐비니 고민이 큰 상황입니다.
연) 요즘 온종일 돌봄하면서 방과후에도 마찬가지고 수업 마치고 학생들이 너무 학교라는 공간에 매여 있는다는 것이 프로그램만 조금 다르다 뿐이지 답답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히려 온종일 돌봄이든 방과후 수업이든 마을에 나와서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은 거죠. 안전에 대한 문제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는 봅니다만 학교가 바뀌기 힘드니 결국은 마을에서 먼저 시작해서 역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돌봄 이야기를 하셔서… 저는 조금 다른 생각도 해봅니다. 물론 아이들이 학교 공간에서 답답할 수는 있겠지만 일단 학교에서 만약 종일 돌봄이 된다면 맞벌이 부모가 굳이 등교나 하교 후 다른 학원이나 개별 돌봄을 알아보지 않아도 되고 안전하다는 측면이 있는 거지요. 오히려 학교가 문을 열지 않아서 계속 장소를 이동해가면서 돌봄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보았어요. 실제로 용인시에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무상 임대 하면 모든 인건비를 다 대서 돌봄센터를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공간을 학교 안에 만든다고 하면 최소한 아이들은 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봐요. 공동주택에 살지 않는 사람에 대한 배려도 부족하다고 보고요.
연) 전적으로 공감해요. 다만 학교 공간에 대한 리모델링이 더 필요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많은 아이들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지금 말씀하신 부분에 공감을 합니다. 조금 전 나눈 이야기 중에, 학교 공간의 문을 열기 위해 문을 두드리는 것은 지속해야 하겠지만 학교와 마을이 서로 도움이 되는 뭔가를 제공하고 서로 보완적으로 연계가 되려면 마을에서 먼저 할 수 있는 부분은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어디서 어떤 프로그램을 시작해야 이것이 공적으로 인정받고 공적 공간이 열릴 수 있는 길이 될까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을공동체별로는 작은 시도들을 할 수 있지만 공적 인정을 받는 방향으로 가자면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습니다.
센터에서는 궁여지책으로 ‘세대융합형 돌봄’이라는 사업을 만들었습니다만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미술관에서 제일 먼저 뭔가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 사실 저희 미술관은 마을과 세대와 이웃이 서로 소통하는 미술관이 되고 싶거든요. 다양한 사람들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짜서 시도를 해볼까 계획하고 있습니다.
연) 제가 본 책 이야기를 하자면 마을교육공동체 프로세스를 학술적으로 풀어놓은 것이긴 한데, 그 책에서는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협의하는 시기가 처음에 필요하다고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초기기획, 마을 조사, 작은 포럼, 설명회 출발 단계에 이런 것들이 필요하고, 구체적으로 마을 여행을 한다든지, 네트워크나 여행을 구상하고 실행단계에서 다양한 모색들을 합니다.
봉) 학교에서 포럼을 하면 교육지원이나 학교에서 주제를 정하고 뻔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마을 안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자고 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같이 좋은 책을 읽고 프로그램을 진행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요즘 제가 느끼는 게 아이들이 합의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학교에서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과정을 마을에서 준비해서 회의하고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만들어 주면 어떨까 합니다. 저희가 어렸을 때 그런 것들을 학교에서 잘 못 배웠기 때문에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 교재가 있는 것을 활용해서 제대로 마을과 연결해서 진행하면 어떨까 합니다.
연) 이런 얘기의 공론화를 위한 작은 포럼 등이 단계별로 밟아져야 기반이 공고해질 수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마련할 수 있을까요?
채) 지금 현재 교육과 관련된 혁신포럼이 1년에 4번 진행됩니다. 분과구성에 있어서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관 주축의 분과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포럼의 형식 안에 어떤 의제를 담는가 하는 부분이 약하다는 뜻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뭔가를 공론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고민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마을과 관련된 키워드가 중요한 반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에 대해서는 단계가 아직 사업으로 구체화되긴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전체적인 맥락은 있으나 구체화해서 정책으로 만들기는 쉽지 않은 면이 많아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저희들이 하는 ‘꿈 찾아 드림’ 사업이 모든 학교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학교가 계획서를 짜는데 마을이 그 안에 들어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학교마다 기획하는 선생님들의 의도나 생각에 따라 편차가 크고 인식의 문제들이 있다 보니 접점을 찾기가 어렵지만 이 부분에 대한 고민들을 풀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연) 여러 가지 트랙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술관, 동천동과 고기동 등 각자의 자리에서 실험을 진행하면서 교육청에서는 당장에는 포럼이 열리지 않더라도 단계적으로 내용과 대상에 대한 구상에서부터 진행을 해 나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무국장님처럼 학교 운영위원회에 있는 분들은 학부모회 내에서 공론화시키는 시도들을 하면서 어디에선가 확 물꼬가 터지면서 톱니가 맞아 돌아가기를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조합해보면, 센터에서는 인턴십이 가능한 마을의 장소들을 모아보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이야기해보면 좋겠네요. 그밖에 하시고 싶은 일이나 마무리 발언을 해주시면 어떨까요?
고) 마을과 교육 이야기, 공공재, 학교에서의 어려움을 얘기하다 보니 잠시 머뭇거리게 되었습니다. 센터장님이 말씀하신 대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여러 트랙에서 각자의 경험들 속에서 정리될 수 있다고 봅니다. 나중에 이런 경험들이 모여서 공론화 되는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야기를 하다 보면 방법적인 면으로 논의가 흘러가버릴 때가 있는데 사실 지난 회의 때 ‘마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면 좋겠다는 얘기가 있었는데요. 마을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활동이나 방법을 고민한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돼요. 왜? 라는 물음표를,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가지고 방향성을 찾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연)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는 분들을 설득할 필요도 있고 도와드릴 경우도 있긴 한데요. 왜 해야 하는가? 라는 근본이나 가치에 대한 인식공유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전) 저는 사실 아이들도 다 컸고 초중고에 대한 관심이 많진 않아요. 하지만 제가 교육 쪽에서 일하기 때문에 여기에 이렇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마을에 대한 관심도 없었어요. 누가 옆에서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휩쓸렸을 텐데 그런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 작년에 시 홈페이지에서 이런 부분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선생님들과 최근에 이야기 나누면서 그동안 용인에 대해 관심이 너무 없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쪽에 대한 정보나 할 일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적극적으로 활동은 못하더라도 기획 쪽으로 참여해 볼 의지는 있습니다. 앞으로 뭔가 계속 활동이 이루어질 때 저도 참여하고 제가 디딤돌 역할을 해서 주변에 알려줄 수 있겠다 라는 생각도 들면서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연) 너무 중요한 역할인데요. 한덕희님도 한 말씀해 주시죠.
한) 저는 일단 저희 마을에서 하고 있는 활동이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도록 청년과 청소년, 아이들이 계속 함께 할 수 있게 하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청소년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사가 그 안에서 나오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공유될 수 있게 활동하겠습니다.
연) 기록도 남겨주실 거죠?
한) 네. 그렇습니다.
연) 이은희 선생님도 한 말씀해주시죠.
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이 필요하다는데 이렇게 여럿이 모여 토의하고 의논하니 앞으로 아이들이 더 행복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동안 부모의 욕심 같은 것들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었잖아요. 사무국장님 이야기처럼 학교에서 아이들이 합의하고 협력하는 장이 마을공동체 안에서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역사적으로 볼 때 여성은 잘 바뀌지만 남성은 잘 안 바뀌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정 안에서의 변화도 어렵습니다만 앞으로 여성의 힘으로 뭔가 바뀔 거라는 기대를 합니다. 센터의 이런 시도가 정말 좋은 의도라서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평화교육 강사를 발굴하고 사람과 마을에 평화교육을 전하는 일을 찾는 거거든요. 결국 나와 이웃이 모두 협력해야 평화를 이룰 수 있거든요. 마을활성화와 평화도 함께 가는 거라고 생각이 되고요. 평화를 이루려면 인권, 협력 등의 문제가 다양하게 개입이 되어야 하므로 제가 미력하나마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습니다.
연) 잠깐 말고 길게 해 보십시오. (다함께 웃음)
채) 올해 혁신지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용인에 대한 이해를 깔고 가는 겁니다. 관리자, 교사, 마을관리자에 대한 연수가 많습니다. 이런 자리가 좋은 게 인식 못 한 흐름들을 가져오는 부분이 좋습니다. 이런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서 함께 펼칠 흐름에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연) 오늘까지 이렇게 4주 동안 크고 어려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참여하시면서 좋은 의견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동안 참석하셨던 분들 가운데도 어떤 움직임이 있을 테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여러 트랙으로 시도를 해나가다 보면 어디선가 물꼬가 터지는 순간이 있을 거라 기대하고요. 그동안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이야기들을 주변에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채팅방을 만들면 참여하셔서 같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를 글로 남겨도 좋고, 제안을 해주셔도 좋고, 어떤 책을 읽고 어디로 같이 가자는 제안도 좋습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만났던 인연과 대화의 자리를 계속해서 이어가 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최근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뭔가 바뀔 것 같지 않은 막막함이 있다가도 역사를 돌아 보면, 사실 한 사람이 뜻이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이유로 커다란 변화가 이루어진 적이 많습니다.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는 심정으로 건강하게 우리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우리 스스로 보람 있고 행복할 수 있도록 특히 미래의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가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렇게 마무리할게요. 그동안 애 많이 쓰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음주 4월의 새로운 대화 주제는 <마을의 문화, 일상의 예술>입니다.
더 많은 분들과 풍성한 대화를 나누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