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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과 연대] 2021년을 행복하게 지낸 “아름다운 버드실”

2022-01-06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은 용인시 처인구 유방2통 입니다. 서울 강남에서 직장 생활 하면서 한 시간 이상씩 지하철에 몸을 싣고 다니며 도시 생활에 지쳐 있을 때 산에 가면 숨이 트이는 게 좋아서 농사짓는다는 남자에 반해 4대가 사는 집안으로 내 발등을 찍고 내려왔습니다.

주말엔 버드실 논밭을 뛰어다니며 도와드리고 평일에는 직장 생활하느라 어느덧 이 동네에 들어와 산 지가 30년이 되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어느덧 제 나이 50이 넘어가니 동네 분들의 얼굴이 익혀졌습니다. 누구네 엄마로 불리던 동네 분들의 이름이 익숙해질 때쯤 마을공동체 사업이라는 정보를 접하게 되었고 씨앗기 사업에 도전, “아름다운 버드실”이란 단체명으로 2020년에 부녀회를 주축으로 모여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여 선정되었습니다. 천연가죽으로 만드는 가방과 천연향으로 접하는 아로마 수업, 보드게임 등의 수업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접하는 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또한 인생 선배님들의 살아오신 말씀 등 누구나 가지고 있을 인생 얘기도 듣고 버드실에 살면 얼마나 행복한지를 서로 간에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저희에게는 소중한 사업이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어 2021년도에는 성장기 공모사업으로 도전하면서, 사업계획은 원주민과 새로 이사하신 분들과 소통의 장을 주 계획으로 삼았습니다.

선정되기 전에는 회원분들과 버드실에 대한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몇십 년 동안 살고 계신 분과 이 동네에 새로 이사 오신 분을 모시고 생각을 듣는 자리에서

버드실은

첫째. 장수마을 이다(90세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계시고)

둘째. 화합이 잘된다(모이라고 하면 다 잘 모인다)

셋째. 의리의 동네다(한번 오면 이사를 안 간다)

넷째. 전원마을(도시형 농촌이라 살기 좋다, 부지런해야 내 집을 다듬어가며 운동하게 된다)

다섯째. 친정집이다(친정보다 오래 살아서 친정아버지 같은)

여섯째. 집성촌이다(김해 김씨, 경주 김씨 집안 분들이 다수 계셔서 친척이 된다)

일곱째. 버스 시간 맞춰서 사는 시골이며 장화 없이는 못 사는 동네이다

비록 몇 분의 의견이었지만 마을에 대해 정리가 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 후 네 가지 사업을 진행하며 기존에 주축이 되었던 부녀회원과 노인회원 몇 분, 빌라에 오랫동안 사시는 분, 버드실로 이사를 오신 분들과 4월부터 가죽 작품 만들기, 동네 공방 카페 도움을 받아 요즘 유행하고 있는 라탄으로 두 가지 작품을 만드는 시간을 가지며, 코로나 방역 기준이 엄격해져서 방안에 갇혀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진 회원분들께 식물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들어 거실을 환하게 비춰주며 소소한 물건으로 기쁨과 힐링의 시간을 안겨드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수업은 올해 9월에 91세에 공주까지 가서 ‘한시대회’ 차상을 받아오신 저희 아버님 소식을 접하게 해드리며, 연세 드신 분들께는 많이 어려울 수도 있는 동영상 만들기 수업 진행에 다소나마 용기를 드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처음 수업 정보를 드렸을 땐 어렵다고 느끼셨지만, 강사님이 반복적인 강의와 한분 한분에게 신경을 써드린 덕에 4회차 중 마지막 수업 때는 모두가 본인의 옛 추억, 좋아하는 삶에 글과 함께 멋진 동영상작품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공동체 보조금 사업으로 2021년을 멋지게 장식한 마지막 사업은 “바자회”였습니다.

지금까지 배웠던 수업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판매도 하고 농산물도 판매하여 아주 조그마한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이 기금으론 어려운 독거노인이나 내년에 착공 예정인 마을회관에 아름다운 버드실 이름으로 조그마한 제품을 기증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이 처인구에서 서로 간에 믿고 신뢰하며 의지하는 동네, 환경을 생각하는 동네로 발전하고 젊은 분들이 많은 동네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앞으로도 봉사를 이어가겠습니다.

글_이정희 님 (아름다운 버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