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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마을속으로 용인 마을네트+워킹 후기 (동백동)

2022-08-10

걸어서 마을속으로

아주 옛날 기억부터,

우리 동네 사람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호수공원으로 걸어서 한 바퀴를 돌고 다시 집에 돌아오면 하루가, 일주일이 정리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걷다 보면 우연히 친구를 만나거나 새로운 가게를 발견하곤 했다.

이번 동백 네트+워킹은 그동안 신발 밑창으로 열심히 그 길을 닦았던 추억들을 함께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걷기는 3시간 동안 이어졌다. 1.6km를 온전히 걷기만 한다면 30분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하지만 우리는 걸으면서 샅샅이 살폈다. 옆집에는 무슨 일을 하는지,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옆집과 어떻게 콜라보하면 좋을지 이야기했다. 새로 생긴 가게 앞에서 우뚝 서서 다음에 올 날을 기대하기도 했다.

‘뮤코하우스’에서 시작을 열어주었다. 색소폰 연주는 걷는 내내 응원가처럼 귓가에 맴돌았다. 이어 동백호수공원에 한 카페에 함께 앉아서 호수를 보았다. 너무나도 많이 보던 거리였다. 이웃 마을에서 함께 걷기 위해 온 분들과 있으니 좋아하는 것을 나누는 기쁨이 역시나 컸다. ‘호수다방’은 우리에게 자기소개할 공간을 열어주었다. 같은 동네에 있으면서도 너무나 많이 지나치기만 했었다. 옆집에 청년 창업한 치아바타 가게 이야기하면서 친해졌다. ‘동백문고’는 그림 전시를 열어주었다. 그곳에서 책 한 권을 샀다. 일전에 동천동에 있는 느티나무도서관 컬렉션버스킹에서 본 책이었다. 동네서점답지 않게 할인도 받았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마을밥상 동백’은 늘 손 내밀어주는 공간이다. 지역에서 청년들이 뭔가 해보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주었다. 그리고 묵묵히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청년을 응원해주고 있다.

그곳에서 동백호랑이의 공연이 열렸다. 모두가 동백을 떠날 때, 동백으로 들어와서 지역문화를 이끌어준 고마운 분들이다. 함께 노래를 부르며 옆 사람의 얼굴을 보았다. 머리에 두건을 하고 단발머리를 불렀던 분, 세 사람의 이름과 사는 곳, 생일을 기억해야 집에 갈 수 있다는 말에 열심히 노력하셨던 분. 앞으로도 함께 마을에서 재밌게 놀자고 하셨던, 그런 분들이 떠오른다.

다음번엔 동천동에서 보기로 했다.

우리 동네를 소개하는 즐거움도 컸는데, 이웃 동네는 얼마나 즐거울지 벌써 기대된다. 동백동에 이어 동‘천’동이니까. 10배 더.

글_최홍서 (청년 마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