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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 `로컬을 열다` 선진지 견학 후기

2023-06-12

잠자던 희망을 깨우며

반소매에 살짝 웃옷 하나 걸치고 싶은 선선한 오월의 마지막 날 아침

부여군 규암면으로 견학을 가기 위해 서둘러 시청 앞에 도착했다. 이미 도착한 사람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웃으며 반겨주는 모습들이 오래된 친구인 양 다정해 보인다. 부여까지는 두 시간. 함께 탑승한 인솔자 선생님들께서 떡과 맛난 간식으로 입을 즐겁게 해주었고, 퀴즈 풀이 등 잘 준비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셔서 지루할 틈 없이 규암면에 도착했다.

부여군 규암면은 평화롭고 따뜻해 보이는 마을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했던 백마강 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백마강 변을 걷다가, 농협창고를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123 사비 상상센터’에 갔다.

‘사비’는 부여의 옛 이름으로, 이곳에서 백제는 123년 동안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고 한다.

그 정신을 이어 나가려는 바람을 담아 이름 지은 것이 ‘123 공예 마을’이다. ‘123 사비 창작 센터’와 아트큐브, 전망대를 둘러보고 부여 제철소에서 점심을 먹었다. 부여에서 재배한 제철 음식 재료들을 활용하여 맛난 음식을 조리해내는 젊은 친구들의 모습이 활기차고 좋아 보였다. 이분들의 사업이 성공하기를 기원하면서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다음 목적지는 ‘백제 기와 문화관’이었다. 그곳에서 눈에 들어오는 여러 문양의 자태가 나를 멈추게 만들었다. 흙으로 구워낸 기왓장과 힘이 용솟음치는 듯한 치미의 모양들은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흙으로 구워낸 벽돌에는 연꽃무늬, 용 무늬, 산 경치 무늬, 봉황 무늬 등이 새겨져 있었다. 무늬들의 면면에 눈을 맞추며 보는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짧게 관찰하는 그 시간만으로도 나는 이것이 보통의 건축자재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백제인들의 이상세계와 혼이 담긴 섬세하고 아름다운 예술품이며 백제의 시간을 담고 있는 역사였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서울농장이었다.

이곳은 유기농 농산물로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가공하고 생산하는 곳이었다.

유기농 농산물을 이용한 식품 사업은 예전부터 직접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다. 관심에 그치지 않고 실행해보려 영농조합까지 만들어 봤지만, 용기가 더 나질 않아 제대로 된 시작은 해보지 못했다. 아직도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서울 농장의 회장님과 총무님의 영농조합 운영 방법과 경험담을 들으니 내 안에 잠자고 있던 용기와 희망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너도 할 수 있어. 지금 바로 도전해봐!’

서울 농장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 내내, 스스로에게 용기를 부여하며 희망에 부푼 마음이 가득했다.

이번 부여군 규암면으로 다녀온 견학은 나에게 특별했다. 단순히 식견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데 도전해봐야겠다는 의욕을 다지게 했다.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새로 품게 했다. 나 자신과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어 준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글_정충희(교육생)

사진_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