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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형 마을자치학교] 수료후기 (역북동)
2022-09-28글_김명선 (희망나눔회 회원)
사진_센터제공
지난 여름 아파트 주민 몇 명이 모여 ‘희망나눔회’ 라는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시작은 용인시와 느티나무재단에서 후회하는 문화자치 프로그램이었다.
우리 아파트는 입주한 지 20년이 되어가는 좀 오래 된 아파트다. 입주때부터 지금까지 사는 분도 계시고 중간에 이사 들어온 분도 많다. 우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분들은 대체로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기가 어렵다. 아파트 정문에 초등학교가 있지만, 우리 아파트에서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아이들은 주변 다른 아파트에 비해 적은 편이다. 아이가 초등학생인 나에게는 이 점이 늘 아쉬웠다. 같은 아파트 친구 만들어주기가 어려서부터 어려웠다. 비슷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으쌰으쌰 하면 좀 더 살기 좋은 아파트가 될 것 같다는 희망으로 ‘희망나눔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거창한 모임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웃과 소통하는 모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용인시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봤다. 그 중에 용인형 마을자치학교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다.
수업을 함께 들을 사람들을 모집해서 신청하면, 우리가 원하는 장소, 시간에 맞춰 강사님이 오셔서 수업을 진행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알고 시작한다면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 우리 희망나눔회는 현재 다섯 명이 회원이다. 이 다섯 명이 열 명이 되고 오십 명이 될 수 있도록 확장하려면 무턱대고 행동하는 것보다 마을자치가 무엇인지 알고 시작한다면 더 효과적일 거라 기대했다.
수업 전날. 우리들은 걱정이 많았다. 노인정 회원분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기로 한 게 잘한 걸까? 어르신들께서 수업을 힘들어하시면 어쩌나 정말 많은 걱정을 했다.
그러나 어르신들께서 정말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해주셨다. 강사님의 노련함에 반했다. 40대부터 80대까지 함께한 수업에 지루함은 전혀 없었다. 함께 의논하고 협동하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동안 우리의 걱정은 사라졌다.
스파게티면, 마쉬멜로우를 이용한 협동 프로그램, 우리 마을 그리기 등을 통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연령대에 따라 마을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랐지만, 지금보다 더 좋은 마을이 되길 희망하는 마음은 같았다. 주변에 있는 마을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했으면 하는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자치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어른 세대에게 익숙하지 않은 이 프로그램을 많은 분들께 권하고 싶다.
스위스의 어느 마을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경찰 업무에 필요한 건물을 짓겠다며 마을 주민에게 먼저 의견을 물어봤다는 게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와는 정반대의 상황. 주민들은 의견을 모아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는 방법으로 건물을 짓도록 허락해주었다. 그리고 마을에 필요한 다리를 짓기 위해 3개월 동안 자금을 주민들이 직접 모았다. 마을에 필요한 시설을 짓기 위해 스스로 나서는 모습에서 애향심과 주도적인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마을공동체 수업 후 식사도 함께하고 ‘희망나눔회’에서 준비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이웃과의 소통 시간을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이제 시작이라 부족한 점이 많고 배워야할 것이 많은 우리에게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