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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마을 산책 처인구 후기

2024-11-05

2024년 마지막 용인 마을 산책으로 처인구 양지를 10월 11일에 다녀왔다. 처인구 용인 마을 산책은 양지에서의 어린 시절 추억이 가득한 아자아자 처인구 공동체 대표인 이재근 진행자가 맡았다. 행정복지센터 내 현감 김덕붕을 기리는 송덕비군의 설명을 시작으로 산책이 시작되었다. 진행자는 차분하게 양지 역사에 관하여 설명하는 도중 대보름 쥐불놀이에 쓸 틴캔을 얻기 위해 멀리 보이는 산까지 다녀온 어린 시절 이야기를 곁들여 재미를 더했다.

110년 이상 된 양지 초등학교는 용인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다. 양지초등학교와 해밀도서관을 지나 향교로 가는 길은 고즈넉했다. 이렇게 유서 깊은 교육기관이 자리 잡은 마을을 산책하니 양지면은 교육의 요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 향교가 대성전과 명륜당이 일직선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양지 향교는 일직선이 아닌 점이 특이하다. 향교 내부는 공사 중이라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진행자의 설명으로 커다란 은행나무와 느티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오랫동안 향교와 함께한 은행나무와 어린 시절 올라가 놀던 이야기를 들어서 오래된 느티나무는 친근해 보였다.

이어서 양지향교 유림회관에서 다도와 캘리그래피 체험이 진행되었다. 다도 체험을 진행해 주신 이재현 선생님의 유쾌하면서도 기품 있는 설명으로 마음이 평온해졌다. 접시 위에 올려진 꽃은 준비하신 분의 정성스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져 자세마저 공손하게 만들었다. 은은한 차향이 사라지기 전에 붓으로 꽃을 그리며 글씨를 써보는 체험이 이어졌다. 모두 붓끝의 움직임에 집중하느라 진지했다.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며 수줍게 내미는 작품들은 참가자들의 얼굴을 닮아 아름다웠다. 이렇게 향교에서의 체험은 따뜻함과 설렘을 남겼다.

향교부터 은이성지까지는 걸어서 가기에 제법 먼 거리라 버스를 이용했다. 은이는 ‘숨어 있는 마을’이란 뜻이다. 작은 규모의 성지는 분위기가 주는 힘이 있었다. 초록의 잔디와 산으로 둘러싸여 이름처럼 숨어 있는 보물을 찾은 듯해 눈이 부셨다. 은이성지에는 중국 상해의 김가항 성당이 철거된 자재를 그대로 가져와 복원된 성당이 있다. 성당 내부는 중국 건축 양식으로 낯선 모습이었고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해 강한 인상을 주었다. 짧은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잠시 머물렀지만, 마음에 여운을 남겼다. 센터로 돌아가는 동안 박순연 보조 진행자의 유쾌한 진행과 직접 농사지어 만든 옥수수차 선물은 참가자 모두를 즐겁게 했다. 처인구 산책은 향기 나는 산책으로 은은하게 마무리되었다. 시간이 짧아서 아쉬웠다는 참여자 의견에 공감하며 내년에는 여유 있는 마을 산책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