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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크리에이터 견학 후기 (공주)

2023-01-05

“누군가에게 무너진 건물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도화지다.” – 김대환

최근 들어 나의 두 귀에 로컬크리에이터라는 단어가 많이 들린다.

궁금하기도 해서 교육도 몇 차례 들어보았다. 그러나 듣는 것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핫’해진 로컬크리에이터, 왜 지자체(지역도시)들은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을 하고 싶어 안달 난 걸까?

그 이유가 궁금하여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함께 공주를 찾아가 봤다.

아 잠깐..!

로컬크리에이터라 함은..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콘텐츠 제작하는 사람을 뜻하는 크리에이터(Creator) 합성어. 지역 문화, 관광 및 자원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업가를 말한다.”라고 네이버 사전에서 정의한다. 읽어보니 멋진 말들이 잔뜩 들어가 있다. 나를 설레게 하는 단어들이 많다. 그렇다면 과연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는 어떨까?

1. 행복의 도시 공주랜드로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들은 사실 공주(지역도시)를 살리기 위해 내려간 것이 아니라고 한다. 충격이다. 로컬크리에이터 교육을 받아본 사람들은 대게 문화도시재생과 지역관광을 연결하여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을 살리는 목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자신의 행복을 찾아 떠나온 사람들이라니.. 충격적이지 않은가?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들은 누가 등 떠밀거나 시켜서 내려간 사람은 없고, 자신의 좋은 추억으로 남았던 공주라는 도시를 내 것으로 만들고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내려온 것이었다. 이 포인트에서 중요한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로컬크리에이터들의 행복이 지역을 살린다는 사실을’. 공주라는 작은 도시에 살면서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왜 웃음이 많은지 알 것 같다.

2. 포인트관광 NO 리빙관광 YES

과거에는 패키지여행 상품이 많았다.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도시 속 중요한 관광지 견학, 그리고 사진 몇 장. 우리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지역이 가지고 있는 긴 역사와 문화를 단숨에 엿보려는 욕심이 가득했다. 그런데 요즘 심심치 않게 ‘자유여행, 한달살기, oo스테이’라는 이름으로 3주, 1달, 6개월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왜 그러는 걸까?

그건 바로 관광 트랜드의 변화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로 해외를 가지 못한 점, 지역의 여유로움과 대비되는 도시의 빡빡함, 내방에선 할 수 없는 힙한 감성 공간, 디지털노마드로 바뀌어버린 근무환경(재택근무) 등 단기 체험, 관광(여행 조차도 바빴던 옛날…)으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이 관광 트랜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들은 숙박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루 왔다가는 관광이 아닌, 공주의 여유로운 공기와 힙한 문화를 최대한 긴 시간 동안 보낼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든 것이다. 그 구조를 쉽게 설명하자면 수직으로 쌓아 올린 호텔 빌딩을 공간 기능 중심으로 지역(마을)에 수평구조로 해체한 것이다. (엄청난 아이디어다..) 일할 수 있는 코워킹 커뮤니티 공간, 자신의 추억을 아카이브하는 책방, 잔잔한 느낌의 여유 있는 카페, 동네에 흔치않은 초밥집 등 노트북과 옷가지 몇 벌 들고 내려가면 2주에서 1달을 살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런 어려운 도전을 멋지게 만든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들에게 다시 한번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3. 적은 돈 풍부한 감성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는 극한의 생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전기가 없으면 전기를 끌어다 쓰고, 인테리어를 할 예산이 없다면 직접 한다. 정말 위험부담이 크거나, 중요한 시설 하자 보수 외에는 직접 수행?한다. 전문가가 보기에는 공간이 조금 허술해 보일 수 있으나 힙한 감성으로 맵핑한 모습을 보면 가히 전문가들도 깜짝 놀란다. 이런 힙한 감성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다. 자아실현을 하고자 하는 목적과 감각적인 두뇌 그리고 정성이 담긴 손길이 힙한 감성들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생존본능이 소자본으로 시작하여 최대치의 수익(심적인 수익 포함)을 내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수익은 로컬크리에이터가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것 같다.

중요한 건 꺽이지 않는 마음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들도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지역의 특수성(충청도 심리), 주민분들과의 갈등 해결, 지속적인 수입 등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건 인생은 길고 정답은 없다는 점. ‘누군가에게는 공주가 맞지 않을 수 있다‘ 라는 말 한마디와 도전에 대한 응원이 공주를 계속 뜨겁게 만드는 것 같다.

+ 짧은 시간 동안 공주를 여행하면서 공주 로컬크리에이터를 한 줄로 표현하자면 ’나의 행복(즐거움) + 나의 것(자아실현) + 도시에 대한 추억(지역성)‘인 것 같다.

글, 사진_김대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