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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와함께] 용인시 2021 터무늬학교 마무리 워크숍_후기

2021-11-08

▲ 터무늬학교(마무리 워크숍)_ 사진1

터무니있는 터무늬 워크샵을 마치고…

먼저 이름부터가 참 얄궂다. 누군들 제대로 읽었을까? 터무늬라니…. 처음에는 한참을 갸우뚱했었다. 마을공동체에 관련한 교육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우리가 흔히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말이 터무니인데 하다가…. 가만히 휴대폰을 열어 검색해보니 이 글의 어원이 ‘터를 잡는 흔적’이라는 데에 있다네~ 오호라! 그야말로 무릎을 ‘탁’ 치게 되는 단어가 아니던가…. 터에 무늬를 입힌다는 것이 곧 마을공동체의 민얼굴이었던 게지….

사실 마을공동체에 대하여 이렇게 체계적이고 고급스러운 정보를 나누어주는 교육을 나는 이번에 처음 접했다. 그전에는 그냥 주변과 어울려 놀기를 좋아해서 혼자 경험했던 재미있는 일들을 이웃과 나누어 보고자 마을 산악회도 만들고 트래킹 모임도 만들어 놀고 그 모임에서 또 다른 일들을 또 만들어내고 그렇게 이웃들끼리 그냥저냥 노는 것만 좋아했지 이것을 어떻게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을 세우고 진행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은 꿈도 안 꿨었다.

그러다가 코로나로 인한 펜데믹이 터져서 안이나 밖이나 모여 노는 것에 제한이 걸려서 좀이 쑤셔서 견딜 수가 없던 차에 용인에 사는 젊은 시인 두 사람이 진행하는 시 낭독회에 가게 되었고, 거기에서 30여 년 만에 만난 젊은 시절의 시심(詩心)과 조우하게 되었던 거다. 그래서 이 재미있는 일을 어떻게 이웃과 나눌까 궁리를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주민세 인상분 환원 사업’이라는 주민공동체 사업에 이웃들과 시를 함께 쓰고 이것을 마을 길에 시화로 만들어 ‘시가 있는 길’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응모하게 되었는데 이 일이 덜컥 선정되어버린 거다.

아이쿠! 그러나 이거 큰일 났다 싶었던 게 지금까지 동네 형 동생 형수 제수씨 하면서 지지고 볶고 까불고 놀던 장르가 아니라 이번 것은 좀 생각을 하고 계획하고 진행을 해야 하는 것 아니던가! 그러던 차에 고맙게도 ‘터무늬 워크샵’을 만나게 된 거였다.

▲ 터무늬학교(마무리 워크숍)_ 사진2

워크샵에 참가를 하게 되니 처음 교육을 받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던 것이 어쩌면 그렇게 모두들 교육 분위기에 적극적이고 잘 융화되던지 강사님들의 흥미진진한 강의에 잠깐이라도 딴청을 피우는 참석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하기야 교육 내용 하나하나가 현장에서 금방 적용할 수 있는 실전 교육임을 다들 잘 알고 있었기에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집중도가 대단했었다.

나도 워크샵에서 교육받은 내용 그대로를 ‘시가 있는 길’을 만드는 이웃들에게 적용해 봤는데, 그중에 서로에게 자기 소개하기가 멋쩍어 쭈뼛하던 사람들에게 종이와 펜을 나누어 주고 거기에 일주일 동안 가장 행복하거나 기분 좋았던 일을 적으라고 하고 자기소개의 시간을 그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게 했더니 발표자도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하게 되고 듣는 이들 모두의 집중도도 높아져서 서로 누가 어떤 점에서 행복하고 즐거워하는지를 알게 되어 모두가 재미있어했다. 그래 바로 이런 것이었어!

그리고 이것을 시작으로 터무늬 교육을 현장에서 직접 활용해 본 결과 시가 있는 길을 만들기 전에 가졌던 애초의 생각 이상의 아주 성공적인 결과물을 가져오게 되어 흡족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아~ 세상에 내가 왜 이런 교육을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뒤늦게 제대로 된 교육의 참맛을 알게 된 나는 내년에는 눈에 불을 켜고 또 쫓아다녀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글_ 정재근 (기흥구 상하동/ 길따라멋따라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