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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을의 주인이다] 내 고향 만들기

2021-06-03

내가 마을의 주인이다위영금 님(내고향만들기 공동체 대표)

▲ 내고향만들기 위영금 대표(오른쪽 사진)

다시 고향을 만들다.

신록이 나날이 짙어져가는 유월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동네 산책길에는 빨간 장미가 올해도 변함없이 예쁘게 피었다. 고향이 이북인 나는 가장 어려운 시기인 1998년 그곳을 떠났고 2006년 한국으로 왔다.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잃은 사람이 되었다. 용인은 북한이라는 가깝지만 먼 곳에서 온 나를 처음으로 맞이한 곳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힘든 과정을 이기고 오늘을 살게 만든 추억이 그대로 남아 있다. 좋아하고 싶지 않아도 좋아할 수밖에 없는 용인에 나는 뿌리를 내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은 600여 명이나 된다. 그 중에 여성이 90%이다. 언제부터 북한이탈주민이 용인에 정착하기 시작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략 30년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동안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도 있다. 그럼에도 고향의 정서를 나눌 수 있는 단체와 공간은 아직 마련되지 못했다. 그래서 한 아파트에서 십년을 살아도 서로를 모르고 지내고 있다. 용인에 다시 고향을 만들고, 용인에 정착해 살면서 건강한 시민으로 자립하여 행복한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바램은 혼자서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역 주민과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는 공동체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실천하기 위해 2020년 1월 용인시 지역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이 함께하는 비영리 단체인 내고향만들기공동체를 만들었다.

▲ 내고향만들기 행사 사진

작년에 단체를 만들었으나 경험도 경력도 없기에 용인에 있는 지역주민들과 협업했다. 그리고 내 고향 알아가기 프로그램으로 용인에 있는 3.1운동의 시작과 마지막인 좌찬고개와 남사화훼단지, 용인자연휴양림을 답사했다. 마을주민들과 북한꼬리떡 만들기 체험을 비롯한 행사도 진행했다. 행사과정을 통해 용인지역을 잘 알게 되었고 마을 주민들과 친숙해지고 소통하게 되었다.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북한음식체험과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고향음식을 만들고 나눔으로써 잃어버린 고향정서를 찾고 같음과 다름을 알아가는 시간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마을주민과 북한음식 만들고, 나누는 행사는 올해 총 9회 진행된다. 5월 8일 함경도 영채김치를 시작으로 5월 22일 평안도 쑥떡 만들기 행사는 이미 진행되었다. 6월 5일에는 함경도 순대, 명태순대, 명태 깍두기를 만들고, 6월 19(토) 량강도 오그랑죽, 7월 17(토)일 평안도 나박김치, 8월 28(토) 평양냉면, 9월 18(토) 명천 꼬리떡, 10월 23(토) 황해도 왕만두, 11월 20(토) 함경도 김치 만들기가 예정되어 있다.

올해 행사를 통해 행복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북한음식체험과 나눔을 통해 보여주고 싶다. 올해 행사인 북한 음식나눔 봉사를 통해 마을과 소통하고 살아가는 자립적 시민의 한사람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글_ 위영금(내고향만들기 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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