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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와 함께] 용인 마을혁신가 심화교육 후기

2021-03-05

마을혁신가심화교육 과정의 반을 지나며

마을활동가란 무엇인가? 마을에 사람사는 온기를 불어넣고 이웃들과 연결된 삶을 지향하며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이름, 마을활동가. 그리고 이제 더 나아가 마을 안에서 공통의 이슈들에 대한 마을사람들 이야기를 끌어내고 행정이 형식에 치우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때로는 혁신적인 대안까지 제시하며 더 나은 용인을 만들어가는데에 일조하는 마을활동가들을 ‘마을혁신가’라고 부르는 시대가 왔다. 공동체 안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활동가들의 존재 가치에 대해 주목하고 인정하는 분위기로 나아가고 있음은 반갑고 감사한 변화이다.

▲ 1차 심화교육_ 관점의 전환

나는 지난 10년간 가족이 자리잡은 용인 탑실마을에서 다양한 참여 활동을 이어왔다. 다둥맘이다 보니 아이들 돌봄과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첫 시작은 학부모로서의 참여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고 다양한 상황을 겪어낼수록 아이의 교육, 더불어 아이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고싶은 엄마로서의 나의 행복은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 연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격언처럼 아이를 잘 키우는 싶은 소망이 결국 마을공동체에 대한 참여와 활동으로 이어져 ‘마을활동가’라는 자랑스럽고 동시에 고되기도 한 이름에 도달하게 한 듯 하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용인시의 새바람은 피부로 느껴진다. 마을 안에서 오랜 활동을 이어온 내공깊은 분들이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이끌고 그분들의 지혜, 그리고 서로 다른 공동체들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의 경험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연속 이어지는 마을활동가 교육과정으로 ‘마을혁신가 심화교육’이 공고되고 나는 주저없이 신청했다.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교육내용에 대한 기대 반,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나는 다양한 마을활동가들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공감으로 받는 힐링에 대한 기대 반.

지금까지 세 개의 주제로 마을혁신가 심화교육이 매주 화요일 시청에서 진행됐다. 첫 주제였던 ‘관점의 전환’을 강의한 분은 작년 성남에서 ON마을 리더교육과정에서 인상깊었던 강사님으로 용인에도 나중에 꼭 오시기를 바랬던 분이라 반가웠다. 강의에 참석한 활동가들, 현장의 분위기와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활동가들이 접하는 다양한 상황을 예로 들어주셔서 재미있게 들었다. 강의 말미, 퍼실리테이션 교육을 들으며 중립성의 원칙에 대해 원론적으로 가지고 있던 내적갈등에 대한 질문을 드렸을때 강사님이 전문가로서 그 질문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표현은 원만하나 결코 그 중심과 철학은 모호하지 않은 답을 주셔서 개인적으로 감사했다.

▲ 2차 심화교육_ 이해의 과정

2강 이해의 과정, 3강 합의의 방법에 관한 교육 또한 의미가 있었다. 2강 이해의 과정에서 내가 속한 모둠은 ‘멋진 나이듦’이라는 다소 철학적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질문을 체계적으로 던지고 정해진 해결책 또는 방안을 내포하지 않는 깔끔한 질문화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주어 도움이 됐다. 3강 합의의 방법에서는 얼마전 용인으로 이사오신 연구소장님이 전문이론, 현장사례, 외국의 사례 등을 설명해주셨는데 마을활동가들이 마을 안에서 활동을 이어갈 때 보람도 느끼지만 마음고생도 많다는 것, 활동과정에서 변질되어 가는 위험 등 공감되는 이야기들을 꺼내주셔서 2시간이라는 주어진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였다. 마을활동 사례들을 관찰, 연구하시면서 결국 인간의 심리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까지 도달한다는 강사님의 설명에 깊게 공감이 되어 이후 기회가 되면 더 많은 이야기를 연결하여 듣고 싶었다.

▲ 3차 심화교육_ 합의의 방법

용인은 급격한 인구 유입으로 새로운 마을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용인 내 마을의 정체성 뿐만 아니라 마을활동가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알아볼 필요가 있으리라. 이런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고 함께 지향해야할 방향을 찾는 데에 ‘마을혁신가 심화교육’과 같은 커리큘럼은 분명 의미가 있다.

봉사 정신만으로 활동을 지속한다는 것이 결코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마을활동가들은 분명 고마운 분들이다.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관계가 얽히고 섞인 삶의 현장, 마을 안에서 공공의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말 한마디가 SNS를 타고 실시간 퍼져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는 속도가 인간의 신중함을 뛰어넘는 요즘같은 세상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리라) 시민참여와 자치공동체의 의미를 면면히 지켜나가고 마을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마을공동체의 고운 빛과 향기를 나누는, 평범하지만 용기있는 사람들이 마을 안에서 많아지기를 바란다.

글_ 오수정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