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과 연대] 용인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를 가다
2020-12-07용인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
마을에 독서 문화 활동을 펼치는 아델리움 글마루도서관
작은도서관 마을공동체가 이웃들과 소통하다
우리 마을의 공동체들은 어떻게 서로 소통하고 이웃하는 걸까요?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 대표 정경미 관장을 인터뷰했습니다.
용인시 영덕동 흥덕마을에 위치한 작은도서관연합회를 소개합니다. 지난 2010년 입주가 마무리된 흥덕마을은 15개 아파트 단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흥덕마을은 작은 도서관 운영이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마을공동체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는 8개의 작은 도서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5단지 ‘호반두드림’, 6단지 ‘자연&Book’, 7단지 ‘현대호롱마루’, 8단지 ‘아델리움글마루’, 9단지 ‘이던책나무’, 10단지 ‘꿈꾸는’, 11단지 ‘경남초록’, 영유아전문 ‘더빛아크키즈’가 서로 어우러져 8년째 흥덕마을 책잔치를 함께 꾸려오면서 마을공동체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활동가 마을에서 활동하다
‘아델리움글마루도서관’의 정경미 관장은 용인 느티나무 도서관의 이야기극장 샘으로 유명했던 도서관 활동가입니다.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의 씨앗기에서 성장기까지의 이야기와 열매들, 마을 안에 작은도서관들이 어떻게 연합하게 되었는지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 땀과 열정이 배어 있었습니다. “이사하고 보니 새롭게 만들어진 택지개발지구여서 공공 도서관이 없었어요. 평소에 도서관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입주 초기에는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려면 영통이나 수원, 수지나 분당으로 나가야 했는데 수원 수지 분당으로 바로 나가는 대중교통 편이 부족했어요. 반면에 흥덕마을은 젊은 인구 비율이 높고 유아나 어린이가 많아서 마을 안에서 뭔가 해결되면 참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죠.”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가 만들어지다
정경미 관장은 작은도서관연합회가 만들어진 배경을 소개하면서 “흥덕마을은 아파트마다 작은도서관이 있어서, ‘우리 마을의 특성’을 살려 독서와 관계된 마을의 문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개발해서 움직여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마음이 실천으로 이어져 2012년 흥덕마을에 있는 아파트작은도서관들의 연합모임을 제안했고, 2012년 2월 1일 글마루도서관에서 열린 첫 모임에 참석한 10개 도서관들이 추후 지속적인 모임을 갖기로 약속하면서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을 책잔치와 행사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다
초기 연합회 모임은 도서관들을 차례대로 돌아다니면서 이루어졌고 회의 내용은 책잔치에 대한 회의뿐만 아니라 복권 도서 나누기, 프로그램 공유 및 지원방법, 소식지 리플렛 등 각종 서식 공유, 자원봉사자 교육 등 신생 도서관들이 갖고 있던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가 두루 공유되었습니다. 마을이 생기고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꾸려지고 마을연합회 모임을 시작한 게 거의 같은 시기라 연합회 도서관들 대부분이 도서관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했고 크고 작은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도서관 운영에 대해 서로의 도움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소통하고 지지하면서 그 해 가을, 흥덕마을 중앙광장에서 처음으로 마을 책잔치 행사를 열었습니다. 마을행사를 함께 하면서 연결과 연대가 강화되고 마을의 힘이 모아지면서 용인시마을공동체 주민제안공모사업에 공모하게 되었고, 2016년 마을공동체사업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매해 천명이 넘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그야말로 흥덕마을의 마을잔치가 되었습니다.
작은 도서관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정보를 공유하다 보니 아이디어도 많습니다. 각 도서관별 탐험대를 구성해 이웃 도서관을 방문하는 ‘작은도서관 탐험대’ 행사, ‘흥덕마을 둘레길 걷기’ 행사 등 마을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고 즐기는 행사를 꾸밀 수 있었던 것도 서로의 마음과 생각이 통했기 때문에 열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서로 서로 도와주고 함께 성장하다
정경미 관장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축제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고 온라인 모임을 통해 의견을 주고받으며 코로나 시대를 함께 견뎌나가고 있어요. 도서관 봉사자들 힘으로 각자의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만도 힘든 일인데 모임이 시작된 2012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8년 동안 마을 책잔치를 할 수 있었던 것이 기적 같습니다. 마을 안에 있는 도서관들이 연합회로 함께 하지 않았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지요. 서로 나누며 함께 성장해 온 우리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가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흥덕마을 작은도서관연합회는 마을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작은도서관들을 다시 모으고 이어가면서 마을공동체사업을 통해 서로 도와주고 함께 성장하면서 마을의 분위기와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었습니다.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와 작은도서관에 대한 이야기와 글을 주고받으며 도서관을 통해 무엇을 꿈꾸는지 묻는 말에 정경미 관장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책으로 하나 되고 서로 나누며 함께 행복해지는 흥덕마을공동체를 꿈꿉니다.”
인터뷰/편집_김은혜(공동체지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