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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두 번째 Zoom 마을 Zoom in 용인

2021-03-16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온라인 화상 비대면 대화의 장

2021년 3월 Zoom 마을 Zoom in 용인  : 마을 – 학교 – 교육

두 번째 만남 내용입니다.

일시 : 2021년 3월 11일 목요일 오후2시~3시 30분

참석자 : 12명

연인선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봉경화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정정숙 (근현대사미술관 ‘담다’)

김준표(마을 교육 공동체 프로젝트 ‘공공’)

김명진 (마을 교육 공동체 프로젝트 ‘공공’)

오수정 (용인 젊은부모연대)

한덕희 (마을 교육 공동체 프로젝트 ‘공공’)

채미자(용인시 교육혁신지구 장학사)

고은경(마을주민)

강승림(정춘숙 국회의원 비서관)

김소현(소프트웨어 강사)

김미선(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소개>

김소현) 수지구에 사는 초등학생 학부모입니다. 소프트웨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연히 용인시청 홈페이지에서 이것저것 살펴보다 이런 자리가 있다는 정보를 보고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연) 지난주에 나왔던 이야기 정리된 것 보셨나요? 인상에 남는 이야기 있으셨나요?

김)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하신다고 해서 어떤 이야기를 하실지 궁금했습니다. 편하게 생각했는데,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셨길래 제가 참여해도 되나 고민하다 들어왔습니다. 예상보다 심층적인 이야기를 나누셔서 놀랐습니다.

연)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주실수록 좋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모두 환영합니다.

간단히 지난주에 나온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비판할 게 너무 많아서 얘기를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테니 비판보다는 우리 스스로 배움을 채워가기 위해 해볼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고 정리하자면 이런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1. 인성 교육 – 인성은 관계에서 배울 수 있는 거라서 어떻게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스스로 인성을 키워갈 수 있을 것인가.

2. 생명 존중 교육 이야기

3 교육이 학교에만 머무르면 안 된다. 그래서 더욱 더 마을 교육이 필요하다.

4. 마을이 배움의 장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입시와 성적 위주의 교육현실 때문이다.

5. 부모의 인식개선이 필요 – 한 두번의 교육으로 인식 개선은 안 되므로 부모의 학습공동체, 교사의 학습공동체가 필요. 스스로 배움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6.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마을주민이 학교 공간을 활용하는 것, 학교와 협업을 하는 데 있어 학부모회만으로 부족하므로 지역의 교육협의체나 지역사회협의체로 마을교장을 모실 수 있다면 지역과 학교가 만나는 게 수월하지 않을까.

오늘은 마찬가지로 학교 문제에 매달리기보다는 구체적인 사례들을 가지고 배움의 문제들을 풀어갈 방법과 사례를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한겨레신문 기사를 하나 소개합니다. 인성은 교육될 수 없다. 여러 경로를 통해 체득될 수밖에 없다는 기사였습니다. 저희 이야기와 맥락이 맞아서 이렇게 링크로 소개해 드립니다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986219.html?_fr=mt5

마을이 학교를 품고 학교가 마을을 품기 위해 어떤 구체적인 모습을 이야기 할 수 있을지요. 현재 고기동에서 일어나는 사례를 한덕희님께서 소개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이야기 나눔>

한) 저희 마을 사례 이야기를 드리면, 13세~15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자기의 욕구를 들여다보고 협력하면서 자신의 욕구를 찾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서 어른들끼리 논의를 하다가 이번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마을 청년이 관심이 있어서 지난겨울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기존 학교에서 할 수 없는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마을의 형, 누나, 언니, 오빠가 교사가 되어 학교를 만드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형식을 떠나 자기들이 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한다는 취지로 진행하며, 아이들이 안전한 공간이라는 믿음이 생긴 이후로 자유롭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은 아이나 부모 모두에게 큰 자극과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소) 마을공동체라고 할 때 그 기준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풍덕천동이 마을인지, 수지구가 마을인지, 동천동의 사례는 가끔 들어보고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떤 마음으로 하는 건지, 통일된 기준이 있을까요?

연) 마을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은 없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를 우리의 마을이라고 할 수도 있고 동 단위의 지역을 마을이라고 할 수도 있고, 더 작은 공동체를 마을로 생각할 수도 있지요. 내가 사는 지역을 넓게 마을 활동의 범위로 여길 수도 있고, 그 판단은 내용과 취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학교라면 가까운 동네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덕희님께서 마을교사 이야기도 했고, 아이들의 욕구를 발견하는 것이 좋았다고 하셨습니다. 청년들이 청소년과 만나다 보니 쉽게 욕구를 끄집어낼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정) 작년에 활동했을 때, 청년들이 교사 역할을 하니까 학교가 활발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간 이야기를 했는데, 도서관에서 모임이 되는 것 같은데, 개인 도서관인지, 작은 도서관인지 궁금합니다. 만약 거기에서 학교를 운영한다면 어떤 식으로 학생과 마을 교사를 모집하는지 이런 부분도 궁금합니다. 어떤 식으로 수업이 이뤄지는지도요.

한) 일단 장소가 도서관은 아니고요. 기본적으로 고기동 작은 도서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같은 고민을 한 학부모를 중심으로 한 동네 교사들이 시작했고 현재는 마을의 대안학교 공간을 빌려서 하고 있습니다. 주체는 마을주민이고, 마을 교사 모집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있는 청년이 한 명 있어서 학교 졸업 후 교사 역할을 하고 있고, 또 현재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보조교사를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모임을 꾸렸던 학부모 모임 자녀들과 그 친구들, 같은 학교 친구들입니다.

김) 제가 조금 이야기를 보태자면, 동천동 청년들을 위한 공간과 모임이 있는데 거기에서 공부하던 친구들이 청년 교사로 모집이 되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공간을 찾는 일이었습니다. 지금은 동네에 있는 대안학교를 대여해서 하고 있지만, 장소가 잘 확보되면 참여 학생의 숫자를 크게 제한하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을 것 같습니다.

연) 그러면 이러한 시스템이 갖춰지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이 필요할까 짚어보겠습니다.

1. 이러한 배움이 필요한 학부모

2. 경험이 있는 교사 및 마을 교육에 생각이 있는 청년

3. 대상이 되는 청소년들

4. 공간

5. 이 모든 것의 관계가 신뢰 안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신뢰 있는 관계‘가 필요하겠지요.

동천, 고기동은 기본적으로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통의 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하면 다른 지역은 어떨까요?

봉) 저는 학습까지는 아니었고, 청소년 봉사 모임으로 구성을 했었습니다.

마음을 가진 학부모와 청소년이 중요한데, 봉사 자체는 매력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교 안에서 봉사시간을 채워야 하니 마을 안에서 봉사할 수 있어 학생들이 모이기는 합니다만 학부모들이 운영에 다 참여하지는 않고 몇몇 학부모만 참여했습니다. 소수의 학부모가 다수의 아이를 관리하려니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쉽게도 1년 활동 후 모임이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있는 학부모가 모이는 게 중요한 것 같고, 신뢰를 갖고 학생들을 기다려주는 부모님들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아이들이 진학 후에는 연계가 되지 않아서 어떻게 다시 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연)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기, 동천동에서도 시작은 했지만, 완벽히 자리 잡은 게 아니고 시도해 보는 수준이니 어떻게 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고,

두 번째는 이렇게 모일 수 있는 물꼬를 어떻게 틀지 고민인 것 같습니다.

’시스템이 있다면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던져진다면 물꼬를 어디서부터 트면 좋을지 아이디어가 있으실까요?

봉) 물꼬를 어떻게 틀 것인지 부분을 먼저 이야기해 보면 좋겠습니다.

고) 저는 우선 지난번 이야기와 관련해서 먼저 말하겠습니다.

지난번에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경험이 모두 다르다 보니 각자의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 어떠한 의도와 계획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잘 되는 부분도 있고,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가기도 합니다.

시작은 내가 필요한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시작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가 있는 곳에서 욕구를 먼저 말하고 이야기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연) 욕구도 여러 층의 욕구가 있을 것입니다. 학부모의 욕구가 있을 수 있고, 아이들의 욕구가 있을 수도 있고, 교사들의 욕구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욕구도 다양할 것 같은데 욕구를 탐색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저도 물꼬를 트는 방법은 욕구에서 시작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욕구가 서로 다 다를 수 있으니 서로의 욕구가 어디에서 만날 수 있을지 이야기해 봐도 좋겠습니다.

​오) 저희 마을 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근처에 문화, 예술과 관련한 수요를 충족시킬 곳이 주변에 없다 보니 작년에 저희가 했던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기획 회의를 해가면서 서로의 욕구를 확실하게 확인을 하면서 아이들을 위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고 공유해가는 과정이 마을에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정) 학교와 마을, 교육에 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학교에서 하는 교육에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건 학교만의 책임은 아니고, 사회의 시스템적인 부분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지난 번에 했습니다.

지금 마을에서 하는 교육의 사례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럼 마을에서 담당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기본적으로 채워졌던 지, 덕, 체, 세 가지로 전인적인 인간을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을 학교에 기대했었는데, 지금은 그것을 채워주지 못하니 마을이 나서서 함께 채워주면서 전인적인 교육을 해보자는 생각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성은 관계 맺음인데, 마을에서 할 수 있는 관계 맺음을 어떻게 잘해나갈 것이냐가 마을에서 해야 할 교육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다양한 욕구들이 있겠지만 다양한 연령대들끼리 관계 맺음의 활동을 통해 아이들 교육 부분이 마을에서 채워진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마을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을 방향을 잡고 나간다면 어떻게 출발을 해야 할지 고민인데, 아이들 모임을 먼저 가져서 부모님을 가담시킬 수도 있고 부모님 모임을 먼저 가진 후 아이들과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부모 위주로 많이 교육이 되기 때문에 나와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내 이웃에 누가 있는지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누군가는 학부모 회의를 통해 문제를 이야기하고 만들어 갈 수 있겠지만, 저는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니 이 공간에서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연) 정리를 잘 해주셨습니다. 마을에서 담당할 부분이 무엇인가, 학교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없으니, 마을에서 관계 맺음을 배우는 것이 마을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역할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예전에 아는 분이 어릴 적 마을 사랑방에서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것이 가장 큰 배움이었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습니다. 직접 책을 통해서 배우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람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사례였습니다.

관계를 마을에서 배울 수 있게 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오) 마을 안에서 관계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이들끼리의 놀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어울려 놀고 싸우면서 다양한 관계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을의 놀이터가 활성화되면 좋겠는데, 마을의 놀이터에 가면 초등 고학년 이상부터는 놀이터로 나오지 않습니다. 놀이의 중요성에 대해 일깨우는 운동이 확산된다면 마을 놀이터에 활력이 생기고 마을주민들 간에 자생력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연) 학교가 동네마다 있는 것처럼, 놀이터도 동네마다 다 있습니다. 아주 소중한 공공공간인데 제대로 활성화되지 못한 면도 있고, 청소년들은 이용하기 불편한 면이 많습니다.

놀이터를 여러 세대가 함께 활용하는 방법이 독일에서는 확산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예전에 세대 간 돌봄 이야기를 하면서도 놀이터 교사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었는데, 놀이터 교사가 아이들 노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함께 하다 보니 아이들과 교사에 모두 좋은 방향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명) 저는 기본적으로 공간이 너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놀이터 교사가 판교에 있습니다. 아파트 부녀회 등에서 놀이터 교사를 채용해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지켜주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시설 및 제도가 마련이 되어야 하는데, 경기도에서 진행하는 아이 돌봄공동체 사업도 초등 6학년 아동에게 한정되어 있고, 공모사업이다 보니 불안정한 지원체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프로젝트 경험상으로는 기반 시설이 없다 보니 주변 아는 사람들만 모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 위주로 먼저 모였지만 우선 모인 후에는 아이들의 욕구만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진행에 우선되는 것은 안정적인 지원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에 이야기하신 미술관처럼 공간을 내어준다는 이런 정보들이 없으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센터에서 공유 공간을 모아서 알려주고 계시지만, 홍보 부족과 함께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여러 정보를 알려주기만 해도 더 많은 사람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연) 학교가 이런 활동을 알리는 것을 할 수 있을까요?

채) 학교가 이런 부분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가치와 철학이 바탕에 있어야 하는데 쉽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마을이라는 키워드가 학교에 들어온 지 몇 년이 되었지만, 구체적인 것은 작년 이후라고 할 수 있는데, 사실 현재는 코로나 정국에 모든 것이 다 묻혀 있습니다.

마을의 키워드를 가지고 학교가 어떻게 지역과 함께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학교 업무 분장 안에 마을 부분이 생기고 있긴 합니다. 어떻게든 문제를 풀어내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계속 방법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 지역에서 교육과 관련된 논의를 지속시켜 나가고 싶다는 바람으로 정춘숙 국회의원 비서관께서 들어오셨는데, 구체화된 내용이 나오고 여러 가지 채널이 만들어지면 나중에 이 경로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준) 저는 대안학교 교사를 짧은 기간 했었고, 교육에 관한 관심도 있지만 마을에 관한 관심이 더 많은 사람입니다.

저는 고기동에서 살고 있어서 고기동에서 마을 학교에 관한 이야기를 틈틈이 하고 있습니다만, 저의 근본적인 질문은 ‘마을은 무엇인가’입니다.

도시 안의 소비적인 삶에서 마을이 정말 필요한 것인가. 왜 소비적인 삶의 패턴을 버리지는 못하면서 마을이라는 것을 찾는가. 근본적인 마을공동체 운동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저의 고민입니다.

마을공동체 운동의 의미는 마을공동체 운동으로 모든 것이 확산 되었을 때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을공동체 운동의 좋은 매개가 교육일 것 같습니다.

교육이라는 좋은 매개를 가지고 활동을 하면 좀 더 그 가치가 확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육 문제로 마을공동체 운동이 국한되어 있으면 아이의 졸업이나 필요로 하는 욕구가 해소되면 공동체 활동의 지속이 원활히 잘 되어나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마을마다 필요 관심사가 다르긴 합니다.

아까 이야기 하신 대로 이미 시작된 마을에서 필요로 하는 것과 사람이 모이는 것 자체가 필요한 마을의 관심사가 다르겠지요. 현재의 교육 시스템보다 새로운 질서와 삶의 방식, 교육 가치관을 원하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만 잘 엮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잘 엮이기만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로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을보다는 어릴 적 관계 안에서 형성된 놀이문화가 저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교육과 놀이문화,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크게 감싸고 있는 큰 범위에서의 마을공동체 운동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이야기를 더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 저는 개인적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대안운동으로 생각하고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의 문제점들을 인식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계속 흘러가서는 안 될 것 같아 많은 걸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고, 정부나 누군가가 바꿔주지 않으니 나부터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같이 움직이는 사람들이 마을 안에 있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마을이 답이다’라는 결론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일 중요한 건 인식, 철학, 가치관이 기본이 되지 않으면 변화를 끌어내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마을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을 지는 고민 중이라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는 중인데, 작은 경험에서 깨닫는 작은 보람이나 시도가 없이 인식만으로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서 여러 가지를 시도 중입니다.

김명) 김준표님께서 마을에 방점을 두고 들어오셨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교육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저도 마을에 방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마을이 무너져 있는 상태에서 마을 운동을 확산시키고자 할 때 교육이 소비재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고민도 됩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끌어들이고자 할 때 가장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마을과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 확산해가는 시작과 시도의 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러한 예로 봤을 때 성미산 마을도 교육적인 목적으로 모였지만, 마을 전체가 공동체가 되었던 경우입니다. 장단점은 있겠지만, 마을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의식 변화를 해나가는 시발점이 공동체 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 모두가 그것이 맞는다고 인식을 하더라도 마을에서 변화를 어떻게 이뤄낼 수 있고, 교육에 영향을 미치려면 뭐가 시도되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겠죠. 고기동에서 시도되는 것들, 청년이 역할을 하고 청소년이 욕구를 발산하고, 어른들이 안정적으로 판을 깔아주는 역할의 모델을 보여주시고 있는데요. 이것을 마을에서만 담당할 것이 아니라 학교와 연결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 학교는 어떻게 연결이 되어야 할까요.

예시로 미국 로드아일랜드에 매튜스쿨이 있습니다. 매튜는 이런 시스템을 시작한 선생님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학교는 보통의 다른 학교와 전혀 다른 시스템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학교 선생님의 역할은 단순 코디네이터이고, 학교에서 알려주는 것, 가르쳐주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아이들은 마을에 나가서 배웁니다. 아이들이 직접 마을에 나가서 배울 수 있도록 매칭만 해주는 역할을 선생님들이 합니다. 많이 퍼져서 미국 내 몇십 군데 생겼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적용해보기에는 학생 수도 문제이고, 마을에서 이 학교와 학생들을 받아줘야 할 테고, 이야기하신 마을 교장처럼 마을에 협의체가 있어야 이런 방식도 가능하겠지요.

오) 저는 마을에서 센터장님께서 말씀하신 새로운 시도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에게 창의성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 어른들은 경직된 사고 안에 갇혀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시스템이 들어온다면 과연 지금 학교와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입니다. 현실적으로 공동체를 활성화를 하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기도 하고, 공동체 활동하시는 분들이 지속해서 연결되지 않는 부분들 때문에도 걱정이 좀 되긴 합니다.

고) 센터장님께서 이야기하신 프로그램이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기 진로를 결정하고, 기술도 배우고,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기가 직접 경험하고 성취하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를 이야기하는 것에 이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을공동체 운동이나 가치에 의미를 두고 공적인 이유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본인의 욕구에 따라 활동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가치와 욕구가 정립될 것이고 만약 센터장님께서 말씀하신 학교를 운영한다면 교사 역할을 하는 코디네이터가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활동하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개인이나 혼자 바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마을과 공동체가 필요한 것인데 개인을 마을로 나오게 하는데 필요한 것이 개인의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저와의 피드백보다 다른 어른들과 피드백이 더 잘 되기도 하고, 경험하는 것이 말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스며들기도 하므로 마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 욕구라는 중요한 화두를 다시 짚어 주셨습니다. 어른들도 자기의 진정한 욕구가 무엇인지 모르고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에서 길들여진 욕구가 자기 욕구라고 착각하고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오늘 중요하게 나온 게, 욕구와 마을의 중요성, 마을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여러 사례가 나왔는데, 이러한 사례들이 어떻게 유지되고 발전될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어떤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준) 우리나라 학교는 거의 모든 공공재를 독점 중입니다. 공공재를 독점하는 사람들은 관료주의로 빠질 수밖에 없으므로 당연히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로 동네 사람들도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기동의 마을 공동체에 대해서 좋게 보시지만 고기동에도 개발을 지지하는 사람과 막으려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아주 큽니다. 예전에 가지고 있던 소속감과 운명공동체 의식이 원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미 사라지고, 있더라도 배타적입니다. 그래서 몇 개 안 되는 마을의 자원도 독점하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문화, 특히 놀이문화가 복원되면 여러 가지 다양한 욕구를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그걸 통해서 그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고기동의 예를 보면 밤토실 작은 도서관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중심으로 여러 다른 사람들과 단체들이 모이면서 시너지 효과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네에서의 문화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할 것이고, 전통적으로 단오제, 대보름행사 같은 것들도 필요할 것이고, 아이들을 위한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하는 게임문화 페스티벌 같은 마을에서 문화의 페스티벌,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부분도 이야기하면 좋겠습니다.

​정) 김준표님 의견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놀이문화를 통해서 관계 맺음을 풀어나가면 좋겠고, 놀이터 이야기도 나왔지만, 청소년, 청년, 어른들도, 놀이가 없습니다. 마을의 공동축제라는 것이 1년에 한번 있다면, 준비하는 과정에서 놀이문화도 개발하고 놀이문화를 통해서 관계 맺음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축제 속에는 문화의 의미가 포괄적으로 들어가 있으니, 다양한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의 하나로 마을 축제, 프로그램, 필요한 부분은 지자체 등에서 어떻게 지원받을지에 대해 이야기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연) 마을 축제는 사실 용인시에서 주민세 환원 사업으로 신청하면 거의 선정될 거로 생각합니다만 추진할 주체들이 다양하게 모일 수 있도록 찾는 일이 필요합니다.

​고) 놀이문화라고 말씀을 하셔서 처음에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이야기했다가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마을 축제까지 이야기 하셨는데요. 마을 안에서 어떤 일을 도모할 때 일을 하는 것보다 관계형성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함께하는 애틋한 경험들이 많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유하면서 즐거운 사람도 있지만 힘들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져가는 것도 긍정적인 면이 많고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놀이문화라는 것은 소통하고 경험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저희 마을이 예가 되었으니 마을 이야기로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청소년 활동을 시작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이전에 어른들의 욕구에 의해서, 학부모들의 욕구에 의해서 모여서 이런 이야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발전되어 시작했고, 청년지원자가 있었던 것은 우연히 그렇게 되었습니다.

어른들이 모여서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른들 간에도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밤토실 작은도서관이나 수지 꿈학교 등의 공동체를 통해서 알아온 시간들이 있었고, 공간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기본적인 신뢰가 깔려 있었습니다. 그 신뢰가 없었으면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 신뢰는 함께 공유한 그 동안의 많은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하자고 모이자고 하면 정말 힘들 수 있습니다. 우선 소통의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 마을의 문화가 제대로 만들어졌을 때 자연스러운 배움이 일어나는 풍토가 생기고 활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확장되는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마을의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이런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어떤 공공재를 필요로 하고 그 공공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이야기하기로 하겠습니다.

고기, 동천동이 아닌 지역에서도 드러나지 않지만 분명히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분들과 어떻게 얘기의 물꼬를 틀지 고민을 해주시고 다음 주에 이야기 나눠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고기동에서는 마을 교육을 시도하면서 겪는 어려움이라든지, 개선을 했으면 좋을 점에 대해서 더 이야기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명진님께서 말씀하신 ‘마을이 살아야 교육이 산다’는 귀한 문장을 새기며,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참석해주셔서 모두 감사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3월의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계속 이어져 나가니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로 신청해주세요.

더 많은 분들과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3월 참여 신청📩

https://han.gl/qKEz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