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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5월 두 번째 Zoom 마을 Zoom in 용인
2021-05-18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서 마련한 온라인 화상 비대면 대화의 장
2021년 5월 Zoom 마을 Zoom in 용인 : 마을경제, 마을 일거리
5월 6일 그 두 번째 만남 내용입니다.
일시 : 2021년 5월 13일 오후 2시~ 3시 30분
참석자 : 총 6명
연인선(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봉경화(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
송추향(핑계부엌 대표)
백소영(용인 환경정의 운영위원)
심재훈(문화협동조합 동백호랑이)
이한나(공동체지원활동가_ 기록)
<지난 이야기>
– 마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하려고 했을 때 우리가 어떤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는지
– 기존 사업과 어떤 차별성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을지
– 마을 경제활동의 좋은 취지와 활동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려면 홍보를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
– 마을 경제의 여러 가지 성격이나 특성을 다면적으로 파악했을 때 각각의 면을 자세히 그려 서 홍보할 수 있지 않을까
– 기존 사업하시는 분들하고 같이 얘기를 해봤으면 좋겠다.
– 새로 진입하는 사람들의 경우 서로 간에 문턱이 있을 수 있어서 기존의 사람들이 이쪽에 관심을 가질 때 어떤 문턱이 있을까
<이야기 나눔>
연) 오늘은 마을경제 활동을 하는데 있어서의 장애요인이나 진입장벽에 대해 얘기해보고, 사례들도 함께 공유해봤으면 합니다.
백) 저희가 대지산에서 20년 정도 관리를 해오다보니 여러 가지 문제점이 보였어요. 나무들이 베어져서 자원으로 이용되지 못하고, 썩으면서 메탄가스를 발생시켜 기후위기의 원인이 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작년에 공익활동지원센터의 프로젝트로 미이용 숲 자원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개발을 해봤어요. 설문조사도 하고 진행을 했는데 의외로 디자인 제품이 많이 나올 수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인테리어 제품 같은 것들이 사업성이 있겠다는 평가를 받아서 저희가 올해 사회적 기업 육성 사업에 도전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저희가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마을의 많은 분들의 도움을 필요로 해요. 예를 들어서 ‘우드피커’라고 해서 마을마다 공원이나 숲에 베어진 나무가 그냥 썩어가는 게 있으면 저희들한테 알려주시거나 같이 작업을 해서 실어오면 일자리 창출도 할 수가 있고요, 저희가 이를 환경교육에 이용하면서 디자인을 할 때도 그런 걸 하시는 인재들이 마을에 많이 계신다는 걸 알게 됐어요.
대지산을 오랫동안 관리하면서 공원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했는데요. 시에서는 시설 관리 위주로 하고 있어서 작년에도 수지생태공원에 빛의 공원을 진행하는 과정에 생태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시설만 설치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그런 방식이 산을 망치고 숲을 망치는 걸 시와 협업해서 바꿔보려는 사업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 정원사 양성 과정도 저희가 마을공동체 ‘심고 싶은 사람들’이라 해서 동네에 같이 모여서 하실 수 있는 분들이 결합해서 어제 처음으로 1회를 했습니다. 사람들이 어제 시민정원사 양성 과정에서 오셔서 소감을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다들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지역의 문제점도 느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업적으로 그런 활동이 있으면 이게 사회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고, 저희들이 그런 문제들을 모아서 정리하고 또 어떻게 풀어나갈지 함께 고민하는 플랫폼도 될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 자리에 배우러 왔습니다.
연) 아이템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주로 지금 재활용 소재는 나무만 이용하시는 건가요.
백) 일단 나무 위주로 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희가 작년 프로젝트를 할 때 여기 용인에 사시는 시민들 중에서 목공을 잘하시는 분들을 한두 분 발굴을 해서 그분들과 같이 협업을 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섬유를 이용해서 업사이클링을 하는 경우는 세탁을 하게 되면 다시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하는 문제점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업사이클링을 개발 중에 있습니다.
한동안 아크릴 수세미가 친환경인 것처럼 보여져서 수세미 뜨기 운동도 있었는데, 아크릴이 미세플라스틱을 배출한다고 해서 요즘은 천연 수세미를 복원시키는 것도 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제 시민 정원사 양성 과정에서 저희가 수세미를 한 140그루를 심고 왔거든요. 그런 것들이 이제 잘 심어져서 가꿔서 나중에 마을분들하고 같이 씨앗 나눔도 하고 홍보하다 보면 이제 천연 수세미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자연스럽게 교육이 될 것 같아요.
“환경적으로 안 좋으니까 이걸 사용하세요.”하는 것보다는 환경오염의 실체가 있고 이를 접하게 함으로써 더 나은 걸 사용하게 하고 그게 좋다는 걸 느끼게 되면 다들 사용을 하실 것 같아서 그런 것도 지금 계획을 하고 있고요.
연) 흥미롭고 관심이 많이 가네요. 지난 번에 핑계부엌에서 컨셉을 얘기하면서 동네에서 잉여 음식물 아니면 오래된 털옷이나 양말 같은 여러 잉여 자원, 그리고 물질뿐만 아니라 주민 재능 활용을 다양하게 해서 마을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이기는 하네요.
이런 일 자체가 사실 사회적 문제 해결의 하나인데 에코컨서버시도 마찬가지로 이 환경을 테마로 해서 사회적 문제 해결을 하면서 동시에 자원을 활용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공동체성을 키우고. 굉장히 좋은 내용인 것 같아요. 잘 되기를 바랍니다.
제가 지난번에 아이디어가 하나 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플라스틱을 재활용해도 다시 또 쓰레기가 된다는 얘기를 듣고 그러면 그걸 가장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이 뭘까 한번 생각을 해보니 지붕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붕은 사실 오랫동안 유지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지붕을 그냥 플라스틱만 가지고 만들어서 문제가 있으면 약간 다른 재료하고 혼합해서 지붕을 만들면 정말 튼튼하고 오래 가고 좋겠다. 이게 기술만 있으면 제대로 사업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요즘엔 아파트가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붕은 다른 용도로도 굉장히 많이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백) 멋있는 아이디어네요. 저도 그런 혁신적인 걸 좋아하거든요. 저는 나무 목공을 하니까 거기서 자투리 나무도 나오고 또 분진처럼 나무 가루가 나와요. 그런 걸 이용해서 마지막까지 자원 활용을 해서 커피 찌꺼기하고 섞어 화분을 만들면 좋겠다 했었는데, 이미 커피 찌꺼기 화분은 많이 출시가 됐더라고요. 그래도 아마 나무 가루랑 섞어서 하는 거는 없을 걸요? 그렇게 해서 마지막까지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나, 말씀하셨듯이 플라스틱 지붕 같은 걸 만들면 수명이 몇십 년 동안 유지가 될 수 있는 거니까 개발되면 참 좋겠어요. 저희가 한번 기술 자문을 신청해서 그거에 대해서 연구를 해보겠습니다.
연) 크게 시작할 수는 없더라도 요즘은 작은 주택도 많잖아요. 작은 주택이라고 해서 지붕이 없어야 하는 건 아니고, 컨테이너 하우스일지라도 지붕을 하면 또 모양도 달라지고 하니까요.
백) 제가 얼마 전에 유럽에서 경치 좋은 데 컨테이너처럼 작은 사이즈로 3D 플라스틱 집을 만들어서 거의 100만 원이 넘는 가격으로 월세를 주는 걸 봤어요. 그래서 그런 경치 좋은 데에 3D 플라스틱을 이용해서 장난감 집처럼 주택을 짓는 것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붕은 더 현실화할 수 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연) 이걸 얘기하면서 데크도 살짝 떠올랐어요. 데크도 점점 많이 필요하고 보급되는데 나무로 만들 경우에는 계속 보수를 해야 하잖아요. 나무와 플라스틱을 잘 섞으셔서 데크 재료를 만드셔도 좋을 것 같아요.
백) 안 그래도 나무 보도블록을 만드는 특허를 낸 회사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나무로 하면 미끄러지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무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거기다 미끄러지지 않게 뭔가를 첨가해서 하는 것 같았습니다. 데크도 그렇게 해서 할 수 있다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연) 제가 얼마 전에 신문에서 쓰러진 나무들을 활용해 우드 칩 사업을 진행하는 게 굉장히 성공적이라는 기사를 봤어요. 우드 칩 같은 경우는 굉장히 작아서 정원에도 뿌리고, 외국에서는 공원 같은 데에도 많이 쓰고 어린이 놀이터에 모래 대신 그걸 뿌려놓기도 한다고 하고 그런 용도로도 나무가 많이 쓰이더라고요,
백) 지금 우리나라는 목공에 사용되는 나무의 90%가 수입산이에요. 우리나라 나무가 이용이 되지 못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고사목이나 간벌목, 폐목을 위주로 가구에서 나오는 그런 폐목들을 저희 아이템의 재료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 회사에서 안타까워서 국산목으로 썩지 않게 방부목 같은 걸 만드셨어요. 탄화목이라고 하는 걸 만들었는데 그거를 아무도 사용을 안 해준대요. 그래서 창고에 그냥 쌓여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것도 이용해서 어린이 놀이터에 의자 같은 게 필요하니 그렇게라도 사용을 해줬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국산목을 가져다가 판로를 개척해주는 것도 우리의 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의자 같은 걸 예쁘게 만들어보자, 그렇게 아이디어 얘기도 하고 제작을 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이렇게 회의를 하다 보니까 아이디어가 또 자꾸 생각이 나네요.
신) 제가 그래서 좀 전에 대표님 말씀을 들으면서 폐목 활용하시는 데 이런 거는 어떨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요. 음악하는 사람들이 음향용 디퓨저를 많이 만들어서 쓰세요. 나무로 잘라서 만드는데 보통은 스카이타워라고 부르는 각재를 이렇게 비스듬하게 잘라서 평면이 되지 않도록 해서 벽에 걸어두는 사운드 디퓨저라는 제품이 있어요. 개인이 만들기도 하고 업체에서 만들기도 하는데, 그 폐목을 가지고 사운드 디퓨저를 만드시는 것도 되게 괜찮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가 하나 생각이 났습니다. 모두가 많이 필요로 하는데 제작비가 좀 비싸거든요. 그래서 폐목으로 한번 만들어보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 제가 그쪽은 생소하고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인데 나중에 자세하게 얘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나무를 이용해서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걸 찾다 보니까 여행용 백이나 골프백 이런 데 다들 비닐이나 플라스틱으로 네임택을 제작하시더라고요. 저희는 자투리목에 이름을 레이저로 새긴 걸 만들었어요. 저희의 꿈을 말씀드리자면, 기업들에서 ESG(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를 해야 하니까 골프 가방을 만드는 회사나 여행용 가방을 만드는 회사에 이걸 제안해서 우리가 친환경 제품을 납품하면 어떨까하는 상상도 하고 있습니다. 제품은 시제품은 다 제작이 됐습니다.
지역에 보니까 목공 교육을 하시는 분들도 있고, 목공방 창업을 하신 분들도 있더라고요. 어떻게든 협업을 해서 많이 생산을 해내고 판로를 개척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연) 지금 여행 가방 네임택을 말씀하시니까 저는 간판도 생각이 나네요. 보기 안 좋은 간판들이 너무 많은데 이것도 나무를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백) 네. 저희가 서각을 하시는 분과 몇 가지 해본 게 있는데요. 주차 중이라고 하는 팻말에 전화번호를 적는 것과 나무 명패도 만들어 보았고요, 간판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나무 간판으로 하시는 데가 좀 많이 늘어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도 제작을 하려고 시제품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연) 결국에는 기존에 사업하시는 분들하고 경쟁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면 심재훈 대표님 특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식당 경쟁이 굉장히 심한데 지금 어떤 두려움이나 어떤 도전적인 용기를 갖고 계신지 혹시 여쭤 봐도 될까요?
심) 일단은 파스타가 대중적이고 흔한 음식이고 가격을 낮춰서 보급형으로 개발이 많이 됐는데 저는 오히려 좀 반대로 하고 있습니다. 소스를 사다 쓰는 것 없이 직접 다 끓여서 만들고 소금 후추 간도 안 하고 끓이거든요. 바로 맛으로 증명이 되는 것들이라서 이런 걸 나름 강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수제 맥주와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와인으로 특색 있게 구색을 맞추고 있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저희는 원래 문화예술사업을 하는 단체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매장 안에서 녹여내려는 준비를 하고 있어서, 그게 여타 다른 요식업 매장들과의 차이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작년에 가게를 운영했을 때도 동백 지역 내에 이렇게 색다른 것들이 들어온다는 것에 손님들이 만족을 많이 하셔서 딱히 걱정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코로나가 계속 장기화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집에서 드실 수 있게 밀키트로 만들어서 배달을 하는 다른 방법들도 생각하고 있는 중입니다.
연)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정말 필요한 것 같습니다. 똑똑도서관의 예를 들자면, ‘도서관이 꼭 공간이 있어야 하나?’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거예요. 집집마다 안 보는 책도 많고 남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책도 많으니까, 아파트 안에서 그냥 전체가 도서관이 되는 겁니다. 문을 똑똑 두드려서 그 집에 있는 책을 빌려가고, 그러다 보면 점점 서로 먹을 것도 나누고, 어떤 도움이 필요할 때 서로 도움도 주고. 지금 식당도 밀키트를 말씀하셨지만 생각을 더 해보면 여기에서 더 나아가는 아이디어도 만들어 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심) 네, 저희는 가게를 통해 지역 마을의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재미있게 이용하고 직접 레시피를 내면서 참여하고 또 소정의 이윤 창출을 할 수 있게끔 하는 방안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계속 만들어 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소스를 사지 않고 직접 생 토마토를 갈아서 하시려면 굉장히 시간과 인력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꾸준히 끝까지 감당해 내실 수 있으실지, 주민들의 힘을 빌리는 방법을 생각해보시는 게 좋을지도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다방면으로 고민을 하시겠지만 계속 유지할 때는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으니 그런 대안도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공간만 해도, 이익을 추구하는 가게는 굉장한 자본을 투자하니까 그만큼 좋은 자리, 잘 보이는 자리를 잡고 사람들을 많이 모을 수 있는 반면에 마을 활동을 하는 분들은 돈이 없으니 공간을 마련해도 지하나 몇 층 위의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있고 또 어쩌다 낯선 사람이 가더라도 그 공간의 분위기에 적응할 수 없어서 그냥 나와 버리는 경우도 사실 많이 있잖아요. 저는 사실 일차적으로 이런 공간적 불리함부터 하나의 진입 장벽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백) 예, 저도 그런 걸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이지만, 사무실이나 작업 공간이 필요하고, 전시하고 교육할 공간이 필요할 때 현실적으로 수익성 부분에서는 아직 임대료를 감당할 만큼 되지 않는 거예요. 저희가 원하는 규모로 1층 공간을 잡으려면 250만원 정도의 월세를 줘야 하다 보니 도저히 이거는 첫 달부터 적자겠구나, 하는 게 눈에 딱 보이니까 선뜻 그런 공간을 임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하고 전시할 공간이 필요하면 거기서 카페 같은 걸 운영하면서 같이 공동으로 공간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간을 같이 넓게 빌려서 멀티 공간으로 만들어서 이렇게 썼다 저렇게 썼다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송)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사는 동천동에서 제일 필요한 공간은 생계활동의 공간입니다. 생계를 유지하는 부분이 되게 일차적인 부분이잖아요. 이 동네에서 할 수 있는 게 뭘까. 책도 볼 수 있고 공부도 할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도 할 수 있고 엄청 많은 걸 할 수 있는 데 여기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이 안 돼서 일하러는 멀리 가거든요. 출퇴근 시간이 길다 보니까 힘이 들고, 이 동네 안에서의 경제 규모를 쫓아가다 보니까 그 규모를 위해서 돈을 더 많이 벌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거죠. 동네에서 머무는 시간이 줄다 보니까 동네에 애정이라든지, 동네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지 같은 게 줄어드는 악순환이 계속되는데 여기서 먹고 살 수 있어서 그 문제가 해결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생계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좋지 않을까? 그 지점이 핑계부엌이 제일 고민하는 지점인 것 같습니다. 생계활동을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장애가 아까 말했던 부동산도 있을 것이고 여기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여기에 머물 시간이 없는 거고. 순차적으로 그런 문제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생계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기존 상권의 주체들, 여기서 생계활동을 하고 계신 분들은 여기서 소비 활동을 하고 있는 다른 멤버들하고는 좀 결이 다를 것 같아요. 그래서 이해관계나 입장이 서로 다를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궁금합니다. 누구나 ‘여기서 생계활동을 하겠다’라고 결심했을 때 서로가 서로한테 위협이 되지 않아야 하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아서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만약 다루는 재화가 다르거나 영역이 다르면 공존하며 서로한테 시너지가 될 것이고 여태까지 돈으로 해결했던 부분들이 자립적인 교환 경제라든지 선물하는 경제의 방식으로 동네 안에서 순환하면서 유통될 것 같은데 어떨까요. 서로 입장이 다르다 보니까 상상하지 못하는 어떤 지점들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있어서 궁금했습니다.
연) 상인회에서 한 분이 들어오시기로 하셨는데 오늘은 못 들어오시고 다음 주에 들어오신다고 하셔서 아쉽네요. 마을기업 대표 한 분도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동네에서 먹고사는 것을 해결하려면 사실 동네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성공한 마을기업 같은 경우에 대체로 보면 마을 사람들이 마을 자원을 소비하는 양 보다는 외부에서 소비해주는 양이 더 많은 경우에 수익성이 생겨서 유지가 가능하고 그 수익을 또 마을에서 나눌 수 있거든요.
양떡메마을 같은 경우가 그런 거예요. 그 마을에서 마을 재료를 가지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일해서 생산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아는 친척이나 외부에 있는 사람들, 고향을 떠난 자식들의 루트를 통해서 물건을 판매하고 거기서 수익이 많이 생겨서 그 동네 사람들은 밥을 그냥 같이 먹는대요. 혼자 밥해먹기가 힘든 사람들이 많으니까 남은 수익의 일부를 가지고 공동으로 밥을 해서 공동 밥상을 운영해 밥을 해결한다는 거예요. 그 정도 되면 굉장히 성공한 건데, 동네 내부의 소비만 가지고는 그런 수익성을 만들어내기 굉장히 어렵다보니 외부로 알려지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아까 멀티 공간이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건 누구나 많이 꿈꾸는 거죠. 코워킹 플레이스가 많이 생겼잖아요. 그조차 자본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한 구조로 가버려서 조금 아쉽지만. 어쨌든 그런 게 필요하다는 욕구가 계속 생기다 보니까 그런 공간이 마련됐는데요. 여러 협동조합이 돈을 모아서 마련할 수도 있겠지만, 단지 상호 공간뿐만 아니라 교육이나 전시를 위한 공간 플러스 다른 목적을 위해서도 이런 공유 공간이 필요하다고 얘기를 했을 때, 어떻게 보면 지금 용인에서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 한가지 중요한 이슈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여기서 충분히 얘기가 되고 제안할만한 내용이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그런 멀티 공간이 꼭 뭐가 많이 갖추어져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공장 컨테이너라도 좋다는 거잖아요.
백) 저희 동네 임대료가 워낙 비싼데 저희 아파트 옆에 구청에서 무슨 작업하는 장비 같은 걸 놓고 굉장히 넓은 땅을 버려두고 있는 거예요. 그런 곳은 사람들이 많이 왕래가 되니까 활동이 홍보도 되고 참여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많이 구할 수 있을 텐데요. 그래서 지나갈 때마다 ‘저런 데를 어떻게 해야 사용할 수 있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루트를 잘 모르니까 여기서 이렇게 의견을 모아서 그런 것들을 제안할 수 있는 접근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연) 사실은 우리가 좋다고 하는 것 중에 많은 것들이 눈에 그 과정이 보이지도 않고 알려지지도 않았지만 몇몇 시민들이나 단체들이 ‘이게 필요하다’,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꾸준히 요구해서 된 것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한 사람이 이렇게 뭔가를 꿈꾸고 한 사람이 뭔가를 뚫어보려고 노력하는 게 헛된 일이 아니구나 싶습니다.
송) 이번에 핑계부엌에서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작은 연구 지원 사업을 통해서 우리 동네에 제가 말했던 어떤 생계 활동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으니 그런 걸 만들어보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동네가 가진 한계라고 생각하는 부동산과 같은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형태의 유통 플랫폼을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런 연구 활동이나 지역의 자원에 대한 정보나 민간에서는 저희 같은 팀의 연구 활동이나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그런 자원에 대한 정보가 서로 소통이 되고 공유가 되면 민간에서 여러 가지 상상력을 좀 더 제안할 수 있고 또 그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어떤 자원을 연계하는 작업이 유기적으로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자리가 계속 공유되면 좋겠네요.
연) 지금 준비되고 있는 게 한 가지 있기는 합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앞으로 미래 세대에게는 오프라인으로만 뭔가를 주고받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서 온라인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지난번에 하기도 했는데요. 물건의 유통뿐만이 아니라 일 품앗이, 공간 같은 걸 활용하고 더 나아가서는 타임뱅크 개념까지 넣은 서비스를 동네 수요에 맞춰 실험적으로 진행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동백동에도 활용해 볼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마을을 기반으로 하고 공동체 중심의 그런 플랫폼을 만드는 시도를 하는 거라서 정책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들도 나중에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정책적으로 지원을 받을 필요가 있는 것들은 세금과 같은 내용과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하고도 얘기가 되어야 성공할 수 있어서, 나중에 이런 얘기들이 잘 정리가 되면 같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수도 있겠죠.
송) 제가 한 7, 8년 동안 전국의 먹고 사는 문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는 문제를 돈과 자본에 기대지 않고 다른 해법을 찾아보는 사람들을 찾아서 취재하고 다녔는데요. 그때 만난 팀 중에 대전에 대흥동이라는 원도심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서울로 가서 활동하다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낙후된 원도심을 되살리려고 하는 팀이었는데요. 아직도 남아 있는 여인숙을 예술가들의 공간으로 만들기도 하고 노후된 거리에서 플리마켓을 열기도 하는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작은 책방도 만들고 북스테이도 만들고 하던 친구 하나가 어느 날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그 사실을 이틀 동안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이틀 동안 그 동네에서 사는 데 지갑이 필요 없었던 거죠. 거기에는 한밭레츠라는 지역 화폐가 있고, 모여서 같이 밥을 먹고, 책 살 수 있는 곳이 있고 노는 곳도 있고 해서 그냥 그렇게 지내다 보니까 그 동네에서 이틀 동안 지갑을 쓸 일이 없었던 거예요.
저는 그 얘기가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어떤 국가적이고 거시적이고 나와 맞지 않는, 내가 원하지 않아도 생긴 그런 기반 말고, 이 동네 사람들이 뜻을 모아서 알뜰살뜰 마련해 놓은 어떤 인프라, 그것이 경제 구조의 인프라일 수도 있고 공간의 인프라일 수도 있고 서비스 인프라일 수도 있는데 그런 멤버십이 서로의 필요를 충분히 나눠서 구축된 인프라 위에서 산다면 이 동네 안을 우리의 터전이라고 생각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터전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동네에 대한 애정이나 애착, 이 동네에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늘어날 거고 그러면 경제의 여러 가지 부분이 활성화될 것 같거든요.
그런 일들과 이야기들이 이곳에서 좀 도모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찾아가서 얘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연) 굉장히 소중한 얘기를 해 주셨어요. 앞으로 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에서 정말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조건인데, 그걸 우리가 어떻게 잘 만들어 갈 수 있을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네요.
심) 지난번에 자원순환하고 관련된 것부터 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에 여기 와서 카페를 시작할 때 이 인근에 카페가 굉장히 많았는데요. 기존의 일회용 컵 대신에 다회용 컵을 보증금을 받고 카페들끼리 협업을 통해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아이디어로 준비했지만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라 진행을 못했습니다.
올해는 쥬네브 안에 있는 공방들하고 카페나 작업실을 하는 분들하고 친분을 좀 다져놨으니 가능할까 싶기도 한데요. 지금은 여기 동백호수공원에서만 쓸 수 있는 화폐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것의 분배라든지 법적인 문제들에 대해 되게 고민이 많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냥 우리가 모여서 하는 건 상관이 없는데 돈이 오가기 시작하면서부터 법적인 문제들이 발생해서 어려웠습니다. 통인시장 엽전 같은 것처럼 정말 이 지역에서 통용하는 마을 지역화폐가 어느 정도 제도화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한 발의나 법제화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도 느낍니다. 그래서 저희가 과연 행정적으로 이런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느 선까지 문제없이 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도, 또 이런 것들이 진행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연) 화폐까지 가려면 조금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동천동에서는 현재 마을 상품권을 본격적으로 활용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요즘은 단체로 밥을 먹을 수 없으니 동천동에서 어떤 단체에 뭘 줘야 할 때 마을 상품권으로 대신 주기도 합니다. 가게 두 군데서 같이 얘기해서 여기서 뭘 하면 여기서 얼마 깎아준다, 어떤 혜택을 준다는 것들을 마을 상품권으로, 마을 기반으로 범위를 넓혀서 잘 활용해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마을에서 이를 활용하면 마을에 있는 경제 조직이 이익을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백) 저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어서 밤에 잠이 안 올 지경입니다. 동백이나 동천동 같은 경우 그래도 마을에 자원이 있어서 활동하시는 기반이 조성이 된 게 부럽습니다. 저는 죽전에 거주하고 있는데 이곳은 벽이 많아요. 상현동에서 하고 있는 자원순환 같은 것도 제가 저희 동네에서 똑같이 제안을 해보면 “관심 없다”고 하십니다. 오래 거주하시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아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마을 사업을 해보신 분들이 많으시니까 그런 경험의 노하우를 좀 얻고 싶습니다.
“어차피 사회적 협동조합을 하려면 동백으로 가야 돼”. 또는 “이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로 가야 돼”가 아니라 저는 저희 마을에서 그걸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요. 환경정의에서 활동을 오래 하다 보니까 마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게 하나씩만 있으면 참 좋겠다는 걸 느꼈는데요, 제가 아직 발견을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저희 마을엔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 마을에서 같이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분들이 계신다면 여기서 연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가지면 좋겠다. 그러면 어려움을 좀 해소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요. 지금처럼 개별적으로 홍보가 이루어지고 정보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같은 것을 지향하고 있는 팀들끼리 모여서 홍보의 내용과 질을 높여서 새로운 컨셉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문제는 뭐고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뭐고 사회적 가치는 어떻게 창출될 수 있다는 것들을 개별적으로 하지 말고 함께 고민해서 확실한 걸 보여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는 이런 사례가 있고 여기는 이런 사례가 있다는 것들을 같이 보여주면 그 효과가 더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네트워크 이야기도 조금 더 하고, 마을기업, 기존 사업체 서로 간에 어떤 협력이나 견제가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면 좋겠네요. 그러면 다음 주에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5월의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계속 이어져 나가니 참여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로 신청해주세요.
더 많은 분들과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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