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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과 연대] 광도 사랑 모임

2021-03-05

연결과연대_ ‘광도사랑모임’

함께 만들어가는 마을을 꿈꾸는 광도사랑모임공동체

용인시 기흥구 광도와이드빌아파트에는 ‘광도사랑모임’이라는 마을 공동체가 있습니다.

2015년에 처음 이 공동체가 만들어졌을 때는 아파트 입지 여건상 문화나 복지시설이 없고 지어진 지 20년 가까운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자체 커뮤니티나 운동 시설조차 없는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뜻이 맞는 한두 명의 사람들이 만나 서로 이웃이 되면서 마을의 문제를 하나둘씩 풀어가다 보니 어느새 지금은 70여 명의 구성원이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요.

3월 연결과연대_ 코너에서는 마을과 사람들을 연결하는 ‘광도사랑모임’ 공동체 김효진 대표와 실무 양지혜 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 광도사랑나눔 대표 김효진님(왼쪽)과 실무자 양지혜님_ 마을사진 전시회에서

Q. ‘광도사랑모임’ 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요?

A. 우리 마을공동체는 2015년 겨울에 초등학생들의 통학 문제로 인해 시작되었어요. 도보로 7분 거리에 학교가 있었지만 길이 없다는 이유로 1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거나, 부모님이 차량으로 통학을 시키고 있었습니다. 이조차 여의치 않은 학부모들은 불필요한 학원을 보내 학원 차량을 통해 등하교를 시키는 등 어려움과 불편이 많았지요. 젊은층 부모 세대들은 초등 입학 시기에 맞춰 이사를 나가 자가 비율이 40%대였던 아파트였습니다. (※ 2021년 현재 자가 비율 80%를 넘김)

이런 불편이 계속되자 몇몇 초등 입학을 앞둔 부모들이 모였고 새로운 통학로를 만들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고립된 아파트의 생활 반경을 높이자는 목소리들이 공동체의 발판이 되었어요. 일부 반대의 소리도 있었지만 만남과 소통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내었고 아파트 뒤 옹벽 위로 계단도 설치하였습니다. 용인시의 협조에 의해 옹벽 너머 동진원 공원의 산책로를 정비하여 통학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접 동의를 얻으러 다니고 몇 차례의 주민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3년간의 긴 씨름 끝에 계단을 설치했고요. 현재 약 40여명의 아이들이 가까운 통학로를 이용하여 초등학교를 다니고 인근 중학교까지 도보로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학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주민공동체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덕분에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 초등학교 통학로를 만들다

Q.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마을활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과 지원 등 저변 확대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광도사랑모임’은 통학로 설치 이후 꾸준한 마을 사업과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공동체 활동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A. 소개하고 싶고 기억에 남는 활동이 정말 많아요. 이웃들이 모여 공동체가 형성되면서 활동에 탄력을 받은 덕분에 많은 사업을 벌일 수 있었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통학로 개통에서부터 마을 축제와 행사 그리고 여러 가지 사업이 물꼬를 틀었습니다. 2017년부터 해마다 광도 핼러윈 축제를 개최해오고 있고 주민들의 공간인 사계절 쉼터를 오픈했습니다. 쉼터에서 크리스마스 행사와 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면서 아울러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들을 위한 카드/보드 게임이나 마스터 스쿨도 인기가 좋았지요. 크게는 마을 꽃길 조성 사업과 터널 환경 개선 사업도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보람 있었던 사업은 아동돌봄틈새서비스 사업이었습니다. 돌봄이 워낙 어려운 주제이긴 하지만 ‘마을에서 아이들을 서로 돌본다’는 취지를 생각할 때 ‘시도’ 자체에도 큰 의미가 있었고요. 지속적으로 고민해야할 의제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는 마을공동체 주민 제안 공모사업 씨앗기 활동을 통해 공동체를 체계적으로 운영하였고 아울러 지역협력단체와 함께 축구단과 사회적협동조합 활동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아이들에서 어르신들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마을행사

Q. ‘광도사랑모임’ 마을공동체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우리 마을은 세대수가 적고(476가구), 입지 특성상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문화, 교육, 복지시설이 전무합니다. 아파트 자체 커뮤니티 시설이나 운동시설이 없어 놀이·돌봄·배움 프로그램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집니다. 이런 문제들이 우리 마을공동체를 만든 원동력이 되었기 때문에 긍정적인 시각에서 말씀드리자면 ‘다른 마을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출발했다는 면에서 변화가능성이 오히려 크다’라는 점이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다양한 문화나 교육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마을축제를 꾸준히 열고 있는 이유도 마을의 입지적인 문제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마을에 긍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런 문제의식이 한 목소리를 내면서 2020년에 마을공동체 사업에도 지원하였고, 이런 마을활동을 통해 함께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체 주민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Q. 공동체 활동의 보람을 가장 많이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이웃들이 서로 만나고 함께 노력해서 뭔가 긍정적으로 바뀌어 가는 걸 볼 때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통학로가 생겨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 가는 모습을 볼 때, 이웃들이 알뜰 나눔 장터 같은 마을 축제에서 만나 서로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걸 볼 때, 어르신들이 체육대회에 참여하시고 즐거워하실 때, 다함께 만든 마을 꽃길을 산책할 때… 마을 구석구석에서 보람을 느껴요. 감사하게도 2020년에 마을공동체 지원사업 중 ‘씨앗기’와 ‘아동돌봄틈새서비스’에 선정되어, 사업 진행을 통해 아파트 주민들이 공동체 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알게 된 것도 무척 뜻깊은 일이었어요. 특히 세대 간의 교류를 이끌어 낸 테트리스 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육아시스템에 한 걸음 다가간 일도 모두가 보람을 느낀 사업이었습니다. 우리 ‘광도사랑모임’은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를 추구합니다. 구성원들이 다함께 활동하며 일구어낸 성과이기 때문에 보람의 크기도 더욱 큰 것 같습니다.

▲ 아동돌봄틈새서비스와 핼러윈 축제등 마을행사

Q. 마을 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기억이나 실패에서 얻은 경험이 있나요?

A. 먼저 작년에는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지만 ‘광도사랑모임’은 다행스럽게도 철저한 방역 속에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숲 체험도 하고 알뜰 장터나 체육대회, 야외 행사같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했지요. 다양한 마을공동체 사업 활동을 통해 세대 간 교류를 이어가고 공동체 활성화의 기반을 마련하였지만, 코로나 상황에서 사업에 제한을 받아 과감하게 실행하지 못한 부분도 많이 있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의욕적으로 열정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도 사람들의 의견이 다양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거나 여러가지 행정적인 측면에서 절차상의 문제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항상 새롭게 배우고 있어요. 크고 작은 실수가 있지만 경험이라는 가치를 얻기 때문에 계속 시도하고 도전하려고 합니다.

아파트 특성상 여전히 팬데믹 상황에서 주변 여건은 주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활동이 부족한 상황이라, 2021년에도 마을공동체 사업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Q. 2021년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이나 비전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2021년 ‘광도사랑모임’은 공동체 활동을 통해 크게 네 가지 방향을 토대로 활동해 구상했습니다.

  • 첫째,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는 공동체 활동의 힘’
  • 둘째, ‘공동체 활동을 통해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는 경험 전파’
  • 셋째, ‘같은 프로그램 경험하여 세대 간 공감과 교류 확대’
  • 넷째, ‘마을 개념 확장하기’

올해는 작년보다 좀 더 특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주민 강사 및 협업 단체들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입주민 전 연령층을 아우르고자 합니다. 주변 단지들과 화합·교류를 주도하고, 가족이 참가할 수 있는 가족 프로그램을 확대한 마을 행사를 진행하여 공동체 연대를 확장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021년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성장기> 사업과, 3년 장기 프로젝트인 2021년 <경기도 아동돌봄공동체 > 조성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이런 마을공동체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평생 배움을 기반해야 하는 시대에 다양한 세대의 지식과 지혜를 주민 강사라는 기회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공동체 안에서 성장하는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3. 김효진 대표님이 생각하는 ‘마을’이란 무엇인가요?

A. 제가 생각하는 마을은 ‘숲’입니다. 나무와 꽃, 바람과 햇살, 곤충과 동물들이 한곳에 어우러져 서로 도와주고 함께 성장하는 곳이 ‘마을’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도 숲과 같이 서로 도와가며 발전해 가는 마을을 만들어가면 좋겠어요. 앞으로도 소중한 우리 마을과 더불어 우리 공동체가 전 세대 간의 교류를 이끌어 내고, 아이들과 주민들이 함께 성장하여 나무가 많은 울창한 숲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을도 공동체와 마찬가지고 다른 마을들과 함께 어우러지고 화합하는 유기적인 관계이자 사람들에게 울창한 숲처럼 든든한 울타리가 되는 터전이길 바랍니다.

5. 끝으로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이야기나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A. 용인시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마을공동체 사업의 결실로 작년에 ‘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생기게 된다는 개소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센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마을공동체 형성을 위해 활동하는 활동가들에게 많은 배움의 기회와 성장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경제적·실질적 지원을 강화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용인 마을공동체지원센터에 취합되어 있는 마을공동체 정보를 활용하여, 공동체를 연결하여 시너지가 생길 수 있는 단체끼리 매칭하여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터뷰_ 김은혜(공동체지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