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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 띄우는 글] ‘바꿈, 바뀜’

2022-07-04

2022년 7월_‘바꿈, 바뀜’

계절이 바뀐다.

우리가 바꾸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계절이 그렇다. 장미가 지고 나무가 우거진다.

우리가 바꾸지 못하는 것들이 또 뭐가 있을까. 인위적으로 바꾸지 못하는 자연의 섭리대로 움직이는 것들이 거기에 속할 테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바꾸지 못하는 것들도 많다.

그런 것들은 뭐가 있을까. 바꾸고 싶지만, 때로는 바꾸어야 하지만 바꾸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가장 친숙하게는 습관, 버릇이 그렇다. 심지어 마음은 바꾸지 못해 바꾸어 먹는다는 표현을 써야할 정도로 마음을 바꾸기가 어렵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생각을 바꾸지 못하니 가지고 있는 생각의 틀에 갇히게 된다. 갇혀 사는 삶은 결코 만족스러울 수 없다. 행복할 수 없다. 사람은 자유로울 때 행복하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또 하나의 큰 틀은 바뀌지 않는 사회의 틀, 제도의 틀이다. 그러나 아무리 견고한 틀이라 하더라도 서서히 바뀔 수밖에 없다. 틀은 결국은 그 안에 있는 내용물로 인해 바뀐다. 사회의 틀은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의 속성에 의해 바뀐다.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를 계속 바꾸어가는 것인지 모른다. 굳이 고장 나거나 못 쓰게 되지 않아도 물건을 바꾸고, 옷을 바꾸어 입고, 머리모양을 바꾸고, 가구를 바꾼다. 직장을 바꾸고, 직업을 바꾸고, 거처를 바꾼다. 심지어는 이름을 바꾸고, 얼굴을 바꾸고, 파트너를 바꾸기도 한다. 정작 바꾸어야 할 것을 바꾸지 못하고 사는 불만에 대한 반작용의 선택이나 행위인 셈인 경우들이 있다.

혼자서는 절대로 바꿀 수 없고 함께여야만 바꿀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제도가 그렇고, 정치가 그렇고,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과 마을 일도 그렇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 그러나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 용기를 가진 사람들은 모여서 뭉쳐서 견고한 틀에 균열을 내어 더 이상 맞지 않는, 원하지 않는 틀을 바꾸어간다. 자유가 낳는 자율, 자율이 품는 자유를 얻고 누리며 말이다. 그때 우리 삶이 바뀔 것이다.

글/사진_ 연인선(용인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장)